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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측정하는 대기환경측정망 일 년 중 한 달은 '고장'
고장 2017년 9건→2022년 40건...가동중지 최장 147일
국산 219개 중 단 4개...정확한 대기질 정보 위해선 지원 필요
16일 오후 북악산 팔각정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황사와 미세먼지로 뿌옇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대기환경측정망이 1년 가운데 한 달은 멈춰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대기환경측정망 장비 열 개 가운데 두 개는 고장이 나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기환경측정망은 실시간 미세먼지, 오존 등 대기오염물질 수치를 측정하는 장치로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설치, 운영하도록 돼 있지만 고장이 나도 국산 장비는 219개 중 단 4개에 불과해 수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기환경측정망 장비 고장은 2017년 기준 9건에서 2022년 기준 40건이며, 같은 기간 고장 비율은 8.33%에서 19.23%로 급증했다.

해마다 전체 장비의 15% 가량의 대기환경측정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대기환경측정망은 대기환경보전법 제3조에 따라 대기오염 및 기후 생태계 변화 유발물질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된다. 하지만 잦은 고장으로 2017년 약 28.7일이던 대기환경측정망의 평균 가동중지 일수는 2021년 약 46.3일로 늘어났다. 2022년과 2023년에도 약 38.5일로 나타났다.

[우원식 의원실 제공]

고장난 대기환경측정망 장비를 살펴보면, 60일을 넘겨 길게는 147일 동안 가동 중지된 장비들은 모두 외산 부품 수급 지연을 이유로 가동이 중지됐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 기간 동안 외산 부품 수급이 어려워져 가동 중지 기간이 길어졌다. 고장 이유에 대해 한국환경공단은 “측정소는 실험실과 달리 장비에 적합한 온도나 습도 등의 환경을 갖추기 어려워 장비가 고장난다”고 설명했다.

대기환경측정망 장비는 평소에는 무인으로 운영되고 주간, 월간으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측정망이 교외대기, 국가배경, 선박, 항만인 장비 점검은 용역 업체 인원이 관리하고 있고, 월간 점검과 다른 측정망 장비 점검은 한국환경공단의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용역 업체에서 관리가 이뤄지는 장비는 89개이며 이마저도 주간점검만 이뤄지고 130개 장비의 주간 점검과 219개 장비의 월간 점검은 모두 약 60명의 직원이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219개의 대기환경측정망 장비 중 국산 부품으로만 이뤄진 장비는 단 4개 밖에 없다. 관련 연구개발(R&D) 또한 진행되지 않고 있다. 국산, 외산 부품이 혼합된 장비 48개를 제외하면 나머지 167개 장비는 모두 미국, 독일, 스위스, 캐나다 등에서 수입한 부품으로 이뤄져 있어 장비 고장 시 부품 수급 지연으로 수리가 지연될 확률이 높다.

우원식 의원은 “최근 미세먼지 경보가 잦아져 신뢰도 높은 대기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며 “주기적인 점검과 노후 장비 교체, 국산 장비 수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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