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7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7일 북한이 9‧19남북군사합의를 지난 5년 동안 3600여 건 위반했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게 위반한 것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신 장관은 이어 “황해도 북한군 4군단 내에서 100여 회 정도 위반을 했고 내륙에서 포병사격한 것 까지 포함하면 110여 회 위반했다”며 “포문 개방은 5년 동안 횟수로는 3400여 회, 문수로 따지면 6900문 정도 된다. 위반 횟수는 3600회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성일종 의원은 신 장관의 이같은 답변에 “증거가 있냐”고 물었고 신 장관은 “영상으로 다 촬영했다”고 답했다.

성 의원은 이에 “그동안 국방부가 포신개방 자체를 9‧19 합의 위반으로 크게 인식을 안 한 것 같은데 분명히 합의에는 포구와 포신덮개, 포문폐쇄까지 포함돼 있다”며 “국가 방위와 관련한 조치를 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신 장관은 “9‧19군사합의에 대해 감사원에서 감사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일 3~4회씩 위반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지킨다고 ‘신주단지’ 모시듯이 하는 게 타당한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또 “9‧19군사합의가 북한과의 ‘우발적 충돌’을 줄인 것은 사실이지 않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신 장관은 “충돌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 사이 북한의 핵 능력은 고도화됐다”고 답했다.

이어 “3000여 회의 북한과의 모든 군사적 충돌은 북한의 ‘계획적 도발’에 의해 발생했다”며 “북한이 나쁜 마음을 먹었을 때 훨씬 더 국민을 잘 보호할 수 있는 것이 군사정찰활동 재개와 효력정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평화를 위한 이 의원의 의견은 존중한다”면서도 “세상이 어지러운 것은 방범활동 때문이 아니다. 강도 때문이다. 세상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경찰의 방범활동이다”라고 반박했다.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27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

이날 국방위 종합감사에서는 지난 24일 북한의 소형목선이 속초 인근으로 남하한 것과 관련한 지적도 잇따랐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북한의 소형목선이 NLL 넘어 내려온 것을 군은 경계작전을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라고 묻자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성공한 작전”이라고 답한 뒤 “작전 요원들이 책임과 역할을 다했고 우리가 가진 능력 이상으로 그 능력을 발휘해서 작전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이 “당일 새벽 레이더와 열상감시장비(TOD)로 희미한 물체를 포착한 병사들을 포상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하자 김 의장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당시 해군이 대응을 잘했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적절히 잘했다”고 답했다.

앞서 합참은 이날 종합 국정감사에 앞서 국방위원들에게 ‘북한 소형 목선 관련 경과 및 조치’를 보고하면서 지난 24일 새벽 3시부터 동해 NLL 이북 해역에서 북한 특이징후가 포착돼 구축함을 보냈고 북한 단속선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북한 단속선은 동해 NLL을 넘어 남하하는 북한 목선을 추격하고 있던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했다.

당시 해군은 해상초계기도 긴급 출격시켰고 육군 및 해경과 계속 상황을 공유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당일 오전 5시 33분에 육군 레이더가, 6시 31분에는 TOD가 각각 해상에서 미상의 물체를 작은 점 형태로 식별한 데 이어 6시 59분에 TOD가 이 물체를 선박으로 판단했다.

육군 레이더 운용 기지는 7시 3분 '현장에 접근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표적번호를 부여했다.

군이 현장 출동을 준비하던 7시 10분 민간 선박이 북한 목선을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고, 해경으로부터 신고 내용을 통보받은 군 당국은 추적 중이던 선박과 같은 선박임을 확인했다.

군 당국은 7시 15분부터 해상초계기와 함정을 북한 목선이 있는 현장에 보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감에서 민간의 신고 이후 군이 현장에 전력을 보냈고, 북한 목선이 NLL을 넘어오는 것을 포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실패한 작전’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계작전의 완전한 실패를 성공한 작전으로 둔갑시킨 희대의 사건”이라며 “경계작전이 실패했고 합동작전이 실패했다”고 질타했다.

이에 김 의장은 “군이 작전한 내용을 둔갑시켰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군의 명예에 대한 심대한 손상”이라며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