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
2나노, 1.4나노 협력 기대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 6회 반도체 산·학·연 교류 워크숍에서 ‘파운드리 산업의 최근 기술 동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정기태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 부사장. 김지헌 기자.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파운드리는 ‘고객하고 결혼을 한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만큼 고객사와 파운드리가 한번 관계를 맺게 되면 바꾸기 쉽지 않은 것이죠. 저희가 보여줘야 할 기술을 보여주면 기회가 온다고 봅니다.”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 6회 반도체 산·학·연 교류 워크숍에서 ‘파운드리 산업의 최근 기술 동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정기태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 부사장은 이같이 말했다.
워크숍의 한 참석자가 “삼성 파운드리가 세계 최초로 3나노 칩 기술을 구현한다고 하는데 엔비디아, 퀄컴, AMD 등에서 왜 아직도 삼성 3나노 칩을 쓰지 않느냐”고 반문한 데 따른 답변이다.
정 부사장은 파운드리 사업의 특성상 고객사들이 위탁생산을 맡기는 기업을 쉽게 바꾸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들은 ‘안정성’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며 “D램 등 메모리 칩과 달리 파운드리가 만드는 칩을 우리(삼성 파운드리)가 잘 모르면 저희 회사만 망하는 게 아니라, 이 파운드리 칩을 쓰겠다고 한 회사(고객사)도 다른 어떤 곳에서도 해당 칩을 구할 수 없어 어려움을 크게 겪는다”고 부연했다.
삼성 파운드리는 지난해 중순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칩을 양산했다. 라이벌인 TSMC의 경우 GAA 이전 단계 수준의 기술인 핀펫 방식의 트랜지스터를 기반으로 한 3나노 칩을 지난해 12월 양산 시작했다.
최근 애플 아이폰 15의 발열 논란이 불거지며 3나노를 핀펫 기반으로 구현한 TSMC의 칩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며 삼성 파운드리에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아직까지 명시적으로는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이나 세계 최초 시총 1조달러(약 1300조원)를 넘어선 반도체 회사인 엔비디아가 삼성에 3나노 칩 생산을 맡긴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있는 반도체 생산 라인 내 클린룸 전경.[삼성전자 제공] |
GAA구조는 전류가 흐르는 통로인 원통형 채널(Channel) 4면 전체를 게이트(Gate)가 둘러싸고 있다. 총 3면을 감싸는 지느러미(핀펫) 구조 대비 전류 흐름을 보다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업계에선 삼성이 최첨단 3나노 칩을 제일 처음 만들고서 왜 글로벌 ‘큰 손’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했냐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정 부사장은 TSMC의 고객사들이 기존 ‘안정성’을 따져 삼성으로 옮기기 어려워할 것이란 점을 언급하면서도, ‘삼성의 3나노 GAA 기반 칩’과 ‘TSMC의 3나노 핀펫 기반 칩’의 성능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인정했다.
다만 GAA를 삼성 파운드리가 먼저 구현했기 때문에, 이후 2나노와 1.4나노 기반 칩에서는 글로벌 주요 고객사들이 삼성의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정 부사장은 “어디인지 말할 수는 없지만, 앞서 언급되는 기업들과 2나노 1.4나노 협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삼성 파운드리는 글로벌 파운드리 1위 TSMC 추격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는 GAA 공정이 적용된 트랜지스터의 채널을 기존 3개에서 4개로 늘리는 공정을 2027년 양산예정인 1.4나노 칩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칩 성능을 향상 시키기 위한 시도다.
또 기존에는 모바일→HPC→오토모티브 순으로 1~2년씩 순차적으로 늦게 제공하던 반도체 칩을, 2025년 2나노 양산부터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제공해 고객사들의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반도체 칩을 결합하되 ▷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작동하는 메모리·IC칩과 기능하지 않는 칩을 결합하는 2.5차원(D) ▷메모리·IC칩 등 작동하는 칩들만 수직으로 결합한 3D ▷2.5D와 3D 칩을 묶은 3.5D 등 패키징을 전부 다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기술을 모두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은 전세계에 삼성 파운드리뿐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공장으로의 해외 거점 확장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정 부사장은 “최근 들어 미국 고객사는 미국의 지역에서 칩이 생산되는 것을 확실히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미국 공장에 투자하는 삼성 파운드리의 경쟁력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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