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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NA 복구 결함막는 ‘결정적 순간’ 포착…유방암 새 항암전략 만든다
- IBS 연구진, DNA 상동재조합 초기 복구 메커니즘 규명
이번 연구에 참여한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명경재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장, 김남우 학생연구원, 박수형 연구기술원, 이은아 연구원.[IBS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이규영 연구위원(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가장 심각한 DNA 손상으로 알려진 ‘DNA 이중나선절단(Double-strand break)’의 초기 복구 단계가 정교하게 조절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 복구 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유방암, 난소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게놈 DNA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다. DNA 이중나선절단은 게놈 안정성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DNA 상해 유형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몸의 세포는 상동재조합 복구 시스템을 가동한다. 이 복구 시스템은 복구 결함과 돌연변이를 적게 발생시키며,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세포가 사멸하거나 절단된 DNA가 다른 DNA 부위에 결합하는 등의 변형이 와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상동재조합 복구는 여러 단계를 거치며, 각 단계는 다양한 복구 단백질에 의해 정교하게 조절된다. DNA 이중나선절단이 발생하면, MRN 단백질 복합체가 절단 인접 부위에 DNA 틈을 만들고, 틈을 기준으로 하여 양 방향으로 DNA 말단절제(End resection)가 일어난다.

단백질을 제거해 향후 DNA 복구 합성의 시작점인 말단 부위를 드러나게 한다. 이후 DNA가 절제되면서 단일 가닥으로 노출된 말단 DNA는 정상의 상동 염색체 DNA에 침입해 상동 염색체의 상보적 DNA를 주형으로 하여 새로운 DNA를 합성한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암 억제 단백질 ATAD5가 상동재조합 복구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상동재조합 복구의 초기 단계인 DNA 말단절제 과정에 DNA 복제 단백질 PCNA(증식성세포핵항원)가 관여하며 ATAD5가 이를 조절한다는 것을 밝혔다. 말단절제는 후속 복구 시스템을 결정하는 동시에 후속 단계에 필요한 DNA 구조를 생성하는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

DNA 이중나선절단 부위에 남은 PCNA가 상동재조합 복구 결함을 일으키는 메커니즘.[IBS 제공]

연구팀은 세포에 레이저를 조사해 특정 DNA 부위에 이중나선 절단을 유도한 뒤 형광 표지한 PCNA 단백질의 이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PCNA가 수십 초 내에 절단 위치에 나타나고, 일정 시간 이후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MRN 단백질 복합체의 활성을 낮추자 PCNA가 감소했으며, ATAD5의 양을 줄이면 PCNA가 오래 유지됐다. 이는 이중나선절단이 일어난 직후 MRN 단백질 복합체가 만든 DNA 틈에 PCNA 단백질이 신속하게 결합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 ATAD5에 의해 DNA에서 분리됨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ATAD5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 복구 결함과 게놈 불안정성이 나타나는 메커니즘도 규명했다.

이규영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그간 밝혀지지 않은 복구 초기 단계에서의 PCNA의 역할과 중요성, 분자생물학적 조절 과정을 밝혔다”면서 “상동재조합 복구에 문제가 있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유방암 및 난소암 등에 대한 새로운 항암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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