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장애인에게 늘 열린, 모두를 위한 박물관 돼야”
한나 톰슨 교수 만난 김예지 의원
국제학술대회 ‘촉각악보’ 첫 인연
“오디오 설명 이상 체험 가능해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서울 강서구 국립항공박물관에서 안태현 국립항공박물관장과 함께 어린이 체험용 금강호 비행기를 만져보고 있다. [국립항공박물관 제공]

“일반적으로 장애인은 장애인 도슨트가 열리는 특별한 전시, 그것도 특정 시간에만 박물관·미술관을 갈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 장애인 시설이 잘 갖춰졌다고 생각한다. 다만 좀 더 모두를 위한 박물관이 되려면 다양한 장애인·노인을 포괄해야 한다.”

지난 22일 서울 강서구 국립항공박물관을 방문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모두를 위한 박물관’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국내 박물관·미술관이 장애인 등이 물리적, 심리적 벽이 없이 활동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 시설을 늘리고 있지만, 일부 장애인이나 일부 특별 행사장에만 적용돼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국립항공박물관에서 열린 ‘2023 ICOM-CIMUSET 연례 국제학술대회’에 참여한 김 의원은 국제학술대회 연설자로 나선 영국 로열홀로웨이 대학의 한나 톰슨 교수와 함께 박물관 상설 전시장을 관람했다. 국립항공박물관은 국내에서 상설 전시장에 장애인 도슨트를 적용한 유일한 박물관이다. 장애인 도슨트에서는 시각·청각 장애인들이 소형 전시 모형을 만져보며 촉각 교구 체험을 할 수 있다.

한나 톰슨 교수는 김 의원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김 의원은 톰슨 교수가 주관한 국제학술대회에서 자신의 박사논문 주제인 촉각 악보에 관한 발표를 한 경험이 있다. 톰슨 교수는 “김 의원이 국회의원이 됐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면서 “장애인 당사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법을 만들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직관적으로 음악을 설명하는 촉각 악보가 박사 논문의 주제였는데, 영국에서 열린 톰슨 교수의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했었다”고 회상하며 “항공박물관에서 사용하는 촉각 교구도 연장선이라 생각한다. 시각장애인이 오디오 설명을 듣는 것 외에 다양한 방법으로 박물관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디오 설명 위주인 국내 전시장에서는 능동적인 전시관람에 한계가 있다는 게 김 의원 입장이다. 김 의원은 “오디오 설명을 제작한다 해도 설명 자체가 비장애인 중심이 많다. 그리고 오디오만 들으면 정보가 일방적으로 주입돼 전시를 수동적으로 보게 된다”며 “장애인-비장애인 모두에게 친화적인 박물관이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논의한 내용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나 톰슨 교수가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센세이셔널 뮤지엄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장애인을 위한 접근방식을 고민하는 선도적인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영국 박물관 관계자, 대학 연구자들이 오감을 동원한 장애인 전시관람을 연구하는 센세이셔널 뮤지엄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박물관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구를 제작하는 방식, 장애인 친화적인 오디오 설명 등을 영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전문가들이 2025년 7월까지 고민을 나눌 예정이다.

김 의원은 “장애인에게 친화적인 박물관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노인, 어린이 등 전 생애주기를 아울러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3일부터 사흘간 국립항공박물관에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는 지난해 개정된 박물관 정의를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해 ‘박물관 접근성 향상’을 주제로 진행된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