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합병시 삼성 점유율 앞서
[그래픽=김지헌 기자]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메모리 반도체 낸드플래시 생산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경영 통합을 위해 최종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낸드 아성에 위협이 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16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이달초 키옥시아가 합병 추진을 위해 18조원의 자금 마련에 나섰다는 소식을 미 언론 블룸버그가 보도한 데 이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최근 일제히 합병 최종 조율 소식을 했다.
닛케이,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이 반도체 메모리 사업을 분리해 키옥시아홀딩스(옛 도시바메모리)와 지주회사를 설립해 경영 통합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키옥시아와 웨스턴 디지털의 메모리 사업은 단일 지주회사로 통합된다. 통합된 회사는 미국에 등록하지만, 본사는 일본에 위치할 예정이다. 미국 나스닥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이 목표다.
최종 출자는 키옥시아와 웨스턴 디지털이 각각 49.9%, 50.1%를 맡을 예정이다. 다만 실질적인 경영권은 키옥시아가 맡을 예정이다.
이같은 합병 전망에 낸드 시장에서의 삼성전자 1위 지위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전분기보다 2.6%포인트 낮아지면서 31.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키옥시아도 시장 점유율이 1.7%포인트 줄어든 19.6%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는 전분기보다 매출이 26.6% 늘면서 시장 점유율이 2.7%포인트 높아진 17.8%를 기록했다. 이어 웨스턴디지털(14.7%), 마이크론(13%) 순이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의 시장 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1위 삼성전자(31.1%)를 뛰어넘는 것.
업계에선 두 회사의 합병을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최근 점유율 기준으로 SK하이닉스는 3위 입지가 상위권으로 뛰어오르기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의 주요 주주 중 한 곳이기도 하다. 키옥시아의 전신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가 지난 2017년 매각될 당시 미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한·미·일 컨소시엄이 49.9%의 지분을 가져갔다. SK하이닉스는 당시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에 4조원을 투자한 간접 출자자다. 아사히신문은 “SK하이닉스의 반대로 최종 합병엔 불투명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반발도 예상되는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 입장에선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합병이 반가울 수 없다”며 “이와 관련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후속 대응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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