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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 갚으려고 이렇게까지” 만성적자에 휘청…유명 국립병원에 무슨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이렇게 가다간 자칫 서울백병원의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정부가 세운 국립병원인 한국원자력의학원이 매년 심각한 재정난에 휘청이고 있다. 원자력의학원은 매년 거듭되는 적자로 인해 매년 100억원대의 자금을 차입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시된 총 부채는 약 760억원에 달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올해 약 1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원인 한국원자력병원이 120억원, 분원인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31억원을 각각 차입했다. 원자력병원은 경영안정화 자금을 차입했고 특히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만기가 도래한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보다 금리가 저렴한 자금을 또 빌린 것이다.

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2020년 코로나 이후로 본원과 분원을 합쳐 연간 100억원대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서 매년 차입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의학원은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연간 600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여기에 원자력의학원 자체 수익은 원자력병원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을 합쳐 약 3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전체 의사와 연구원, 간호사, 행정직원 등 인건비와 의약품, 진료재료 등 운영비 재료비가 이를 초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의사, 간호사 등 약 1500며명에 달하는 의료인력에 대한 과기정통부의 인건비 지원이 없다는 사실이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연구직(1년 6000만원), 일반 사무직(1년 4000만원) 기준으로 정부출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결국 병원 자체 수익을 통한 인건비 재원조달에 한계를 보여 은행 차입을 통해 인건비 부족분을 충당하고 있는 것이다.

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병원 수익에서 각종 비용이 통상 40% 수준이어야만 운영이 되는데 원자력병원은 보통 60% 수준에 달한다”면서 “특히 수도권의 경우 민간 대형병원이 환자를 대거 유입하고 있고 원자력의학원은 시설 노후화와 우수 의료인력 이탈로 인해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자력의학원은 매년 정부의 보증을 통해 은행권에서 100억원 수준의 차입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매년 적자폭은 커져가고 있다”면서 “최근 폐업한 서울백병원의 전철을 밟지 않으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헤럴드DB]

이 같은 상황에서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중인 카이스트(KAIST)와 협력해 연구중심병원으로 전환을 모색하는 것이 새로운 출구전략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의 실습과 연구를 위한 연구중심병원이 필요했던 카이스트(KAIST)와 노후된 병원에 대한 신규투자 및 임상과 연구시너지 창출에 목말라있던 원자력의학원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이유다. 실제 원자력의학원은 지난해 KAIST와 통합을 전제로 한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었다.

KAIST 관계자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에서는 연구중심병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양 기관 연구협력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넘어야할 산은 만만치 않다. 카이스트가 추진중인 과기의전원은 의사 정원 확대와 맞물려 있는데 의사협회 등 기존 의료계의 반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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