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반려견 콘텐츠를 다루는 애견 인플루언서가 지속적으로 기내 규정을 위반해 고충을 겪었다는 항공사 승무원의 주장이 온라인에 확산됐다. 이에 당사자는 명예훼손이라며 맞섰다.

지난 11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개플루언서(개+인플루언서)들 때문에 너무 지긋지긋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규정상 케이지에 넣어야 할 강아지를 넣지 않아 정당한 지적을 했더니, ‘응급 상황을 겪은 강아지를 케이지에 넣으라고 한 것이 너무하다’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는 내용이 골자다.

[블라인드]

국내 항공사 승무원이라고 밝힌 해당 글 작성자 A씨에 따르면 인플루언서 B씨는 함께 탑승한 반려견의 응급상황이 끝난 후에도 반려견을 케이지에 넣지 않다가 승무원에게 항공사 규정에 따르라는 안내를 받았다. ‘장애인 보조견이 아니기 때문에 규정상 케이지에 넣어야 한다’는 규정을 안내했다는 것.

그러나 이후 B씨가 ‘응급 상황을 겪은 강아지를 케이지에 넣으라고 한 것이 너무하다’는 게시물을 온라인에 올리면서 비난의 화살이 항공사로 쏠렸다. “승객들에게 전부 양해를 구하고 강아지를 융통성 있게 안고 갔어야 한다”, “항공사와 승무원에게 항의해야 한다” 등 항공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

이에 대해 A씨는 “(개가) 대체 뭐라고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개) 알레르기가 있는 승객이 나올 경우 항공사는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냐”며 “해당 개플루언서는 이번 응급상황 외에 우리 항공사를 자주 이용하는데 장애인 보조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케이지를 열어서 밥과 간식으로 주고, 강아지를 꺼내놓는 등 전부터 말이 많은 사람이었다”고도 첨언했다.

원본 게시물에는 B씨를 특정한 부분이 없었지만, 해당 글이 올라 온 뒤 유명 애견 인플루언서 ‘달려라 달리’가 당사자로 지목됐다. B씨가 인스타그램에 “그분(승무원) 은 매뉴얼대로 자기 일을 한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반려견이 방금 죽을뻔한 상황이었고 어렵게 살린 아이 집에 가다 잘못되는 줄 알고 놀란 가슴 진정이 안 된 상황에서 주변에 피해주지 말고 빨리 넣으라는 다그침을 들으며 소변으로 다 젖어있는 가방 속에 넣어야 하는 게 서럽고 야속했다”는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후 B씨는 SNS에 자신이 해당 사건의 당사자임을 밝히고, 일부 내용을 반박했다.

B씨는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응급 상황후여도 다시 가방 안에 넣을 수밖에 없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다. 다만 저도 놀랐고 서비스 받아야 하는 승객인데 지금 왜 꺼낼 수밖에 없었는지 사정을 설명하고 있어도 얘기 들으려 하지 않고 말 끊고 가방 안에 넣으라고 하는 부분이 속상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편도 20만원 적지 않은 요금을 내고 탄 생명임에도 죽을뻔했던 상황에 위로나 공감받지 못했던 게 속상했던 것인데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 적절치 않았나 보다. 제가 경솔했으니 서로 비난도 그만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달려라달리 인스타그램]

상습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승객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박도 펼쳤다. B씨는 “(제가) 이번에도 규정을 어기고 개인 인스타에 감성팔이를 하고 있다고 쓰셨는데, 이번에 응급상황이 와서 꺼낸 것을 제외하고 단언컨대 지금껏 규정 어겨서 주의받거나 함부로 꺼낸 적이 없다”고 적었다.

이후 A씨가 추가로 작성한 글에서는 “본인이 직접 유튜브에 강아지 꺼낸 영상이 가득한데 대체 무엇이 허위 글이냐. 차갑게 말씀? 대체 어떻게 따뜻하게 말해야 하나. 1분 1초라도 빨리 넣게 하는 게 저희 규정”이라고 적었다. 또 “당신은 우리 회사에서 ‘개진상’ 맞으니까 다시는 안 탔으면 좋겠다. 회사에 ‘강아지 꺼내고 밥과 간식 주는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해도 되나요’라고 정말 허락받으셨나. 아니면 ‘강아지 동반 승객인데 유튜브 게시해도 되나요’라고 하셨나. 정말 뻔뻔해서 말이 안 나온다”라고 또 한번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