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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안 되는데 왜 투자?” 10년 전 승부수가 SK하이닉스 미래 됐다
10일 SK하이닉스 창립 40주년
AI시대 총아 HBM 10년 전 개발
선도적 투자 나서 시장 개척 성공
곽노정 사장이 10일 ‘SK하이닉스 창립 40주년 특별대담’에서 반도체 시장 및 회사의 미래 모습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뉴스룸]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SK하이닉스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이 차별화된 스페셜티(specialty) 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승부수로 띄웠다. 인공지능(AI) 시대에서 ‘킬러’ 제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으로 반등의 기회를 잡은 만큼, 고객사 맞춤형 메모리를 통해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곽 사장은 10일 SK하이닉스 사내방송을 통해 방영된 ‘창립 40주년 특별대담’에서 “그동안 범용 제품(Commodity)으로 인식돼 왔던 메모리 반도체를 고객별 차별화된(Customized) 스페셜티(Specialty) 제품으로 혁신해 가겠다”며 “메모리는 계속해서 고객의 요구에 맞춰 차별화돼야 하고, 이것이 우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용 제품 중심의) 과거 방식을 벗어나서 고객을 만족시키는 회사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스페셜티를 먼저 파악해야 하며, 이러한 변화가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의 모체인 옛 현대전자 창립은 1983년 2월이었지만 1986년 10월10일 종합준공식을 개최한 것을 기념해 이날을 창립일로 삼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시대 개막에 발맞춰 고객사인 빅테크 기업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맞춤형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AI 서비스에 필수적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대표적인 ‘킬러’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10년 전인 2013년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당시 내부에서도 ‘HBM 시장이 커질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높았을 정도로 성장성이 불확실했다. 소위 ‘돈이 되지 않는’ 제품이었지만, 가능성에 투자한 셈이다.

이후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해 4세대 제품인 HBM3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달에는 가장 최신 제품인 HBM3E(5세대) 개발을 완료하고, 성능 검증을 위해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HBM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HBM 리더십을 기반으로, SK하이닉스는 D램 분야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이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삼성전자 38.2%, SK하이닉스 31.9%다.

곽 사장은 내년에 양산될 예정인 HBM3E 이후에는 초기 단계부터 AI 사업을 하는 고객과 긴밀한 협업 속에 메모리 스펙을 구성해야 하고, 설계 및 생산 방식은 물론 마케팅 등 산업 전반에 큰 변화가 수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앞으로 메모리와 CPU, 시스템 반도체 간 경계가 없어지고 기술적인 융합이 이뤄지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활용 범위가 매우 넓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곽 사장은 “메모리 자체에 연산 기능을 넣는 PIM(Processing-In-Memory) 같은 제품들이 고도화되면서 향후 퀀텀(양자) 컴퓨팅 쪽으로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이를 얼마나 성숙하게 리드해갈 수 있는지가 미래를 결정짓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사장은 ‘이·청·용(이천, 청주, 용인) 시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기존 이천, 청주 사업장과 함께 오는 2027년 SK하이닉스의 용인 클러스터 첫 번째 팹이 가동에 들어가면 회사는 세 지역을 삼각축으로 지역별 생산 최적화 체제를 갖추면서 사업 효율성을 높여 가겠다는 것이다.

곽 사장은 “삼각축이 완성되면 SK하이닉스는 이·청·용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반도체 메카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이날 진행된 창립 40주년 대담에는 곽 사장과 함께, 세대별로 상징성을 가지는 구성원 3명이 참여했다. 회사에 30년 이상 근속하면서 올해 ‘SK하이닉스 1호 마스터’에 오른 마경수 기성(제조/기술 소속), 1983년 10월 회사 창립과 함께 태어난 손애리 TL(D램개발 소속), 2023년 신입사원 임서현 TL(낸드개발 소속)이다. 이들은 곽 사장과 회사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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