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공대, 재원 조달 방식 근본적 재검토 필요”
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있는 한전 본사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한국전력의 빚이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김동철 한전 사장이 ‘무리한 탈원전 정책’,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 속 요금 동결’ 등을 재무 위기 원인으로 꼽았다.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김 사장의 직무수행계획서에 따르면, 김 사장은 “한전 위기에는 내외의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다”며 이같이 지목했다.
정 의원이 공개한 직무수행계획서를 보면 김 사장은 “전(前)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과 급격한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있었다”며 “문재인 정부는 발전 비용이 저렴한 원전 비중을 축소하고 값비싼 재생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을 확대했다”고 주장했다.
발전원별 구성 비율 가운데 원전 비중은 2016년 30%에서 2021년 27.4%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4.8%에서 7.5%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5년간 추가 전력 구매 비용으로 26조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골자의 국회 입법조사처 보고서와 탈원전 정책 총비용이 47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는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보고서를 인용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 사장은 국제연료 가격과 도매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전기요금을 동결한 것도 한전 재무 위기의 원인으로 꼽았다. 수년간 전력 소비자 가격이 동결되거나 원가 회수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의 인상에 그쳤다는 것이다.
그는 직무수행계획서에서 “문재인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없다’며 한전의 요금 인상 요청을 묵살했다”고도 했다.
아울러 김 사장은 한전을 ‘풍력산업 글로벌 대표선수’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한전에 ‘해상의 LH공사’와 같은 역할을 부여해 풍력산업을 비롯한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대표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최대 에너지 공기업인 한전이 공적 풍력자원을 주도적·체계적으로 개발해 관리하는 것이 공공의 가치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하지만 이전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확대에만 주력하면서 민간 사업자의 무계획적인 해상풍력 난개발을 방치했다”며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발전 노하우를 축적하지 못한 상태에서 각종 부작용만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풍황계측기만 설치해 매매하는 사례, 발전사업은 하지 않으면서 사업권만 선점해 계측기와 데이터를 파는 ‘가짜 사업자’와 ‘먹튀 사업자’를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제시했다.
한국에너지공대와 관련해서는 한전의 부채 급증, 임직원 급여 반납 등의 상황을 고려할 때 한전 의존도가 높은 기존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적만 있고 전력난 극복 등에 관한 계획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김 사장 주장대로라면 향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에너지 분야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한전공대의 예산도 대폭 삭감될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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