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영업익 모두 시장예상치 하회, 실적 개선 속도는 빨라질 것”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조선업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하면서 순조로운 수주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건조선가가 본격적인 상승구간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실적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연내 동반 흑자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선 3사의 3분기 합산 실적은 매출액 13조1850억원, 영업이익 1652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보다 매출액은 2%, 영업이익은 63% 하회하는 수치로 ‘어닝쇼크’에 해당한다고 봤다. 앞서 증권가가 예상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522억원이었다.
기업별로 보면 HD한국조선해양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 5조4520억원, 영업이익 11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겠으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7~9월 매출액도 각각 1조9120억원, 1조7910억원으로 당초 예상치인 2조원을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삼성중공업이 예상치보다 350억원 가량 낮은 2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흑자 전환을 기대했던 한화오션의 경우 290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이동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안정적인 매출 증가를 보이고는 있으나 삼성중공업은 임금협타결금, 한화오션은 피인수 후 조정과정 등에 따른 비용이 예상되고 HD현대 3사는 아직 선가 인상분 믹스가 더디게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선 3사의 실적 반등이 더디게 나타나는 이유는 건조선가가 상승구간에 접어들지 못하고 있어서다. 조선업계는 선박을 인도한 이후 과반의 대금을 받는 ‘헤비테일’ 방식의 계약 체결이 많아 수주 실적이 매출로 전환되는데 2년 이상의 시차가 발생한다. 과거의 저가 수주 물량이 여전히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최근 들어 선수금 유입 규모가 늘고 있고 신조선가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2021년 이후 계약 물량이 서서히 건조·인도되고 있어 매출 개선에는 속도를 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선가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해를 거듭할수록 실적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달 말 기준 175.38로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8% 상승했다. 이는 연간 기준 최고였던 2008년 186.7의 94%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가 상승은 조선사의 미래 손익에 가산되는데 현재 가격은 의미 있는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정도”며 “양질의 수주 흐름으로 충분한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어 실적 개선 속도는 내년으로 갈수록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