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43% 증가
4년간 중도탈락 학생수 900명 넘어
“대부분 의·약학 이동 추정”
KAIST [KAIST 제공]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이공계 특성화 대학 4곳에서 지난해 중도탈락자가 전년 대비 4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중도탈락한 학생만 900명이 넘는다.
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K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 4개 대학에서 268명의 중도탈락 학생이 발생했다. 중도탈락이란 재학 중 자퇴, 미복학, 미등록 등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것을 말한다. 2021년 187명에 비해 81명(43.3%) 증가했다.
2022년 기준 중도탈락 학생수는 KAIST 125명으로 전년(100명) 대비 25명, UNIST 66명으로 전년(21명) 대비 45명, DGIST 29명으로 전년(7명) 대비 22명 증가했다. 다만 GIST 중도탈락 학생은 48명으로 전년(59명) 대비 11명 감소했다. 각 대학 신입생 모집정원 기준으로 보면 KAIST 830명, UNIST 480명, GIST 230명, DGIST 230명으로 모집정원 대비 중도탈락 비율은 GIST가 20.86%로 가장 높았다. 4개 대학에서만 최근 4년간 908명의 중도탈락이 발생했다. ▷2019년 176명 ▷2020년 277명 ▷2021년 187명 ▷2022년 268명으로 연도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중도탈락한 학생들이 이후 어떤 학교로 입학했는지는 조사되지 않았다. 다만 통상적인 입시 점수 등을 고려했을 때 과학기술원을 그만 둔 학생들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권 종합대학 이공계보다는 의·약학 계열로 이동했을 것이라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타 대학 이공계 대학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학생들은 의약학 계열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러한 이동의 흐름이 2022년도에 더 크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AIST 등 과학기술원은 한국과학기술원법 등 개별 법에 따라 설립된 연구 중심 대학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교육기관으로 종합대학과 비교해 등록금, 장학금 등 학생 지원이 풍족한 편이다. 이공계 인재 양성과 국가 기술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이공계 특성화 대학에서도 ‘인재 유출’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 이공계 특성화 대학으로 분류되는 곳을 포함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포항공과대(POSTECH)는 36명, 2022년 개교한 한국에너지공과대는 7명의 중도탈락자가 발생했다. 4개 과학기술원과 POSTECH, 한국에너지공과대를 포함한 지난해 중도탈락자 수는 311명이다. 신설된 한국에너지공과대를 제외해도 4개 과학기술원, 포항공과대에서 304명의 중도탈락 학생이 발생해 최근 4년새 가장 높은 수치다.
반면 의학 계열 중도탈락 학생은 줄었다. 지난해 의과대학 중도탈락 학생은 178명으로 전년(203명) 대비 12.3% 감소했다. 치과대학, 한의대, 수의대 등도 마찬가지다. 치대 중도탈락 학생수는 2021년 59명에서 2022년 56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한의대는 98명에서 80명, 수의대는 97명에서 66명으로 감소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