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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영업자 대출잔액 1043조원…연체액 7조3000억 역대 최대
연체율 1.15%...8년9개월만에 최고
자영업자들이 더 이상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해 문 닫는 업소가 늘고 있다. [헤럴드DB]

올해 2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과 연체액이 다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와 경기 부진의 충격을 금융기관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 중 더 이상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대출과 연체액이 함께 증가했다.

국내외 통화 긴축에 따른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경기 회복도 지연되고 있어 한계에 달하는 자영업자와 부실 대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2분기 자영업 대출 9.5조·연체액 1조 증가=4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자영업자 대출 현황은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분석한 결과다.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1014조2000억원) 이후 네 분기 연속 1000조원을 넘어섰고, 1분기(1033조7000억원)에 비해 9조5000억원이나 더 불어났다.

같은 기간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도 1조원 늘어나 사상 최대 규모인 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연체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15%로, 1분기(1.00%)보다 0.15%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2014년 3분기(1.31%)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 0.25%포인트만 올라도, 자영업자 이자 연58만원 늘어=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가계대출 받은 기관 수와 개입사업자 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대출자)의 비중이 큰 점도 자영업 대출 부실화 우려를 높이는 대목이다.

2분기 현재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743조9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약 9%(6조4000억원) 더 늘었다. 이는 전체 자영업 대출의 71.3%에 해당하는 규모로, 역대 최대 비중이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2000만원으로 집계됐고,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이자와 1인당 평균 연이자는 각 1조3000억원, 73만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변동금리 비중으로 최신 추정치인 64.5%를 적용한 결과다.

전체 자영업자의 경우 금리가 앞으로 0.25%포인트 높아질 때마다 총이자는 1조8000억원, 대출자 1인당 이자는 연 58만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반대로 0.25%포인트 낮아지면 같은 액수만큼 자영업자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취약차주와 비은행권 등의 대출 비중이 커지는 등 자영업자 대출의 전반적 질이 저하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취약차주에 대해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 재조정을 촉진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정상 차주(대출자)의 자발적 대출 상환과 부채 구조 전환(단기 일시상환→장기 분할상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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