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2차 시작으로 모잠비크, 북미 등 줄대기
“중국 경쟁력 키워가지만 경쟁 격화 가능성 낮아”
한화오션이 건조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한화오션 제공]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세계 각국의 천연가스 확보 경쟁 속에서 대형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가 확대되고 있어 LNG선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조선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12조원 규모의 카타르 2차 LNG선 물량이 10월 초부터는 본계약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NG선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른 가운데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가 질 좋은 일감을 두둑이 채울지 주목된다.
1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에너지는 최근 2차 LNG 프로젝트의 첫 번째 발주 물량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하고 이달 초 계약을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40척 이상의 LNG선 발주가 줄 이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카타르에너지가 2020년 계약을 통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에 확보하고 있는 슬롯(도크)은 각각 10척, 16척, 12척이다.
최근 LNG선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카타르에너지가 이번 발주 물량에 Q-맥스(26만㎥급) 타입의 초대형 LNG선 15척을 포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총 금액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표준 선종인 17만4000㎥급으로만 발주했을 때 예상 발주 금액은 90억달러(약 12조원) 수준이었다.
[나이스신용평가 자료] |
이번 카타르 2차를 시작으로 모잠비크,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 대형 LNG 프로젝트가 줄이을 것으로 전망돼 LNG선 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통상 LNG선은 LNG 플랜트 개발과 관련한 장기 운송계약을 바탕으로 건조되기 때문에 LNG 프로젝트가 확대되면 LNG선 발주도 늘어난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현재 건설 또는 설계 중인 LNG 프로젝트에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박은 17만4000㎥급을 기준으로 725대다. 이는 현재 전 세계 LNG선 수주잔고(332대)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이들 LNG 프로젝트의 생산 개시 시점은 올해부터 2034년까지 폭넓게 분포돼 있어 LNG선 추가 발주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LNG선은 저장고의 온도를 영하 163도 이하로 유지하며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최소화해야 하는 등 건조가 까다롭다. 이에 고도의 기술력을 갖춘 우리 조선사가 전 세계 LNG선 발주량의 80%를 따낼 정도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여왔다.
중국 후동 중화조선소가 건조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의 모습 [후동 중화조선소 홈페이지] |
최근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수주 영향력을 키우고 있지만 중국에서도 LNG선을 건조할 수 있는 대형사의 경우 수주 잔고를 어느 정도 확보한 상황이라 LNG선 분야에서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은 적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선주들은 여전히 검증된 기존 업체에 추가적인 프리미엄을 부여하더라도 LNG선을 발주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언급했다.
빠르면 연내 발주가 예상되는 모잠비크 프로젝트도 총 17척 규모의 신조선이 예상되는데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9척, 8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맺은 상황이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국내 조선사의 생산 슬롯이 2027년까지 대부분 채워진 가운데 대형 LNG프로젝트 등의 수요 모멘텀이 있어 중단기적으로 높은 선가와 양호한 수주 실적을 지속하는 등 공급자 우위의 시장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