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3구역 주택재건축사업 조감도.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부지 내 종교시설인 무악재성당과 이전 문제를 놓고 공원 부지와 종교 부지를 맞바꾸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노른자위 땅을 내주고 일부 가구 수도 줄게 되지만 오랜 기간 발목을 잡은 성당 이전 문제가 해결 수순에 돌입하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5일 정비업계 따르면 홍제3구역 재건축조합은 최근 구청과 정비계획 변경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조합의 공원 부지와 종교 부지를 맞교환하는 의견이 인허가청에서 수용되면 일부 평형 크기를 확장해 가구 수가 기존 595가구로 줄어들 것이란 내용이 논의됐다. 애초 이 사업은 최고 25층, 11개동, 634가구를 계획하고 있었다.

앞서 성당은 지난 6월 관할교구인 천주교 서울대교구를 통해 부득이하게 이전을 해야 한다면 협의조건으로 기존 정비사업 계획상의 공원 부지를 종교 부지로 설계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내용은 조합에서도 수용했지만 인허가가 어려워 협의가 지연됐는데 관할 지자체에서도 이를 받아들여 협의 물꼬를 트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다른 정비사업장처럼 종교 부지 갈등으로 매도청구소송, 명도소송 등이 제기되는 상황은 피하게 됐다.

부지 교환이 이뤄지면 용적률 변동은 없지만 재건축 가구 규모는 줄어들게 된다. 조합 관계자는 “성당이 있는 종교 부지는 (건축법상) 사선 제한이 걸려 있어, 용지를 교환하면 층수가 낮아지는 동이 있어 가구 수가 줄게 된다”면서도 “그동안 (정비구역 지정 이후) 10년 넘게 합의도 못 하고 있었는데 용지 교환으로 의견이 모여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조합과 성당 측은 용지를 맞바꾸면 건축비용 보상 협의만 남겨놓게 된다. 조합은 다음달 중 성당 측에 공문을 보내 협의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성당 측이 조합에 용지 교환 외에 특정 수준의 보상금을 요구한 것은 아니어서 오히려 보상 협의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용지 교환에 따른 정비계획 변경이 이뤄지면 가구 수가 39가구 줄게 돼 조합원 설득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조합은 명절 이후 대의원회를 열어 정비계획 변경을 심의·의결할 전망이다.

한편 홍제3구역 조합은 최근 시공사 현대건설과의 공사비 갈등도 봉합해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홍제3구역 재건축사업은 지난 2019년 사업시행 인가를 거쳐 지난해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으나 공사비 협상 여파로 진행이 더뎠다. 애초 조합은 지난 2020년 시공사와 3.3㎡당 512만원 수준의 공사비로 계약을 했는데 올해는 3.3㎡당 898만6400원을 제안받았다. 이에 조합은 시공사 교체도 검토했지만 공사비 조정을 진행키로 협의하며 일단 사업일정에 제동이 걸리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