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값 상승 등 4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3분기가 마무리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실적 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속된 부진에 3분기 누적 적자는 10조원 이상이 예상되지만, 4분기부터 제품 가격 상승과 재고 소진 여기에 신규 제품 효과까지 겹쳐 깜짝 흑자 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3분기까지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의 연간 누적 적자는 10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상반기 9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으로, 총 8조9400억원 적자다.
여기에 금융투자업계는 올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적자가 2조~4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1·2분기 보다는 확연히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4조원대로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의 적자를 낼 것이라는 시각이 혼재하는 상황이다.
HBM·DDR5 등 고성능 D램에 대한 수요가 점차 살아나고 있지만, 전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살리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이달 중순(1~2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했다.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
감산에 따른 고정비 부담도 위험 요소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들어 보다 강도 높은 감산을 단행하고 있는데, 생산 물량이 적을수록 제품 단위당 고정비가 올라간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감산으로 인한 고정비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 올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 적자는 여전히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4분기부터는 주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서 적자 규모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도 올해 4분기부터 D램 가격이 3분기 대비 17.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인 현물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전날 기준 PC용 D램 범용 제품인 DDR4 8기가비트(Gb)의 현물 가격은 이달 들어 상승세를 기록해 1.49달러에 진입했다. DDR5 16Gb 제품도 0.42% 상승한 4.1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나노급 32Gb(기가 비트) DDR5 D램 [삼성전자 제공] |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 연말 D램과 낸드 재고는 정점을 찍은 2분기 대비 50~60% 감소해 정상 수준에 근접할 전망”이라며 “올 4분기부터 삼성전자는 3조원 규모의 누적 메모리 재고평가손실 환입으로 향후 실적 추정치가 상향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4분기부터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 ‘HBM3’을 납품할 전망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고성능 제품이다. AI 시장이 커지면서 HBM이 반도체 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