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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다가오니…MB-朴-文 ‘전직 대통령’ 다 뜬다 [이런정치]
1년 만에 공식행보 나선 朴·정부 비판 목소리 내는 文
세 결집 역할 주목…“총선, ‘윤석열 대 문재인’ 싸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5일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전직 대통령들이 총선 전 몸풀기에 돌입했다. 문재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활발히 대외활동을 펼치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도 1년 간 칩거 끝에 정치적 메시지를 내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세 결집을 도울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새지만, 일각에선 “전 대통령은 전 대통령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오는 12월 서울에서 서예전을 열 계획이다. 이 전 대통령의 취미 중 하나는 붓글씨로 알려져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제주에서 열린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사면된 이후 공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오는 10월 4대강 보를 방문해 지역 주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4대강 보는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조성한 것으로, 지역 주민들이 4대강 보 덕분에 큰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인사를 전하는 취지에서 초청했다.

그는 지난 5월에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청계천 걷기 행사’에 참석했고, 지난 8월에는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 회원들과 오찬을 가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6일 오전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탄핵에 대해 첫 메시지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국정농단’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부인했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사익편취에 대해 “검찰 조사를 듣고 정말 너무 놀랐다”며 “대통령이 되기 전에 한 번도 최씨가 저를 이용해 사적인 잇속을 챙긴다거나 이권에 개입한 적 없었기 때문에 사심 없이 저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치적 메시지도 내놓았다. 박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에 북핵에 대한 대응 방식이라든가, 동맹국들과의 불협화음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나라 안보를 비롯해 여러 가지로 걱정이 됐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어 그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위안부 합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체결 등을 “안보를 위해서 꼭 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일”이라고 표현하며 “정말 하늘이 도우셨는지 다 하고 감옥에 들어가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대구 달성군 사저 인근 전통시장을 찾아 지지자들과 직접 만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고 있다. [연합]

문재인 전 대통령도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업무에 전력을 다하고 끝나면 그냥 잊힌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힌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문 전 대통령은 책방을 열고 본인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에도 출연하는가 하면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적 고비 때마다 등장해 혼란을 잠재우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병상 단식 중이던 이재명 대표를 찾아 위로하고 단식 중단을 권했다. 이 대표는 당시 윤석열 정권과 여당에 대해 ‘무슨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등 당 사정에 직접 개입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지만, 당내 시각은 다르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공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지난 총선 때도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을 앞세워 자기정치를 하는 인물이 많았다. 이번에도 특정지역에 그런 인사가 몰리지 않겠냐.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메시지를 낼수록 그렇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자기 정부의 성과를 강조했다는 것은 곧 이를 다 뒤집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것과 다름 없다”며 “내년 총선은 여야의 싸움이 아니다. ‘윤석열 대 이재명’, ‘윤석열 대 문재인’이기 때문에, 문 전 대통령만큼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정치적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정권이 바뀐 만큼, 전직 대통령들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직 대통령들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인하고 싶어 하겠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며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고 봤다. 민주당 내홍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신 교수는 “지금의 민주당은 친명 체제가 완전히 굳어지는 과정에 있다”며 “이 대표의 정치 성격을 볼 때 당에 대한 주도권을 놓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고,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 내 갈등을) 조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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