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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르 노마드’ 포스트 말론의 공연이 남긴 것…왕.왕.왕.[서병기 콘텐츠이야기]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음악천재가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부으면?

그것이 미국 팝스타 포스트 말론(28)의 내한공연이었다. 지난 23일 경기 고양시 킨테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포스트 말론 내한공연’에는 3만명의 관객이 열광했다. 지난 5월 발매한 정규 5집 ‘오스틴’(Austin)의 발매를 기념한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열린 공연이었다.

포스트 말론의 공연은 많은 걸 남겼다. 지난 6월 열린 브루노 마스의 내한 공연의 열기와 여운이 가실 때쯤 포스트 말론의 임팩트가 이어졌다.

그는 에너지왕이다. 한마디로 하얗게 불태운 공연이었다. 그는 2시간의 공연이 끝나자 몸을 못 가눌 정도로 힘을 다 써버려 경호원들에 의해 부축을 받아가며 퇴장했다. 중간에 맥주를 계속 먹은 탓도 있지만 에너지를 100% 사용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는 예의왕이었다. 어눌한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두 문장을 돌려막기하며 수시로 사용했다. 그런데 그게 좋았다. 그러면서 하고싶은 메시지도 던졌다. “당신 자신의 삶을 살아가십시요. 세상에 끊임없이 자신을 표현하세요”라고 말하며 개념도 챙겼다.

그는 소통왕이었다. 영어로 사이사이 “행복하냐” “만족하시냐”고 물었다. 공연도중 스탠딩석에 있는 한 여성팬을 무대로 올렸다. 이름이 은지라는 팬의 기타 연주에 맞춰 말론은 ‘스테이’(Stay)를 불렀다. “공항에서 팬을 만났는데, 기타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스테이’를 연주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 팬과의 콜라보가 성사됐다. 은지는 기타를 치기 전 말론에게 우리의 전통모자 ‘갓’을 씌어주기도 했다.

나는 아티스트가 관객을 끌어올려 무대에서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공연 관람 이유는 아티스트의 무대를 보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은 말론이 팬과 소통하려는 열의를 아마추어 반주에도 불구하고 프로페셔널한 보컬 실력을 맞추기 위해 안간 힘을 쓰는 것으로 읽어낼 수 있었기 때문에 용납이 됐다.

말론은 음악왕이다. 그는 2023년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에서 1000만장 이상 팔린 음반에 부여되는 다이아몬드 인증을 가장 많이 받은 가수다. 그의 노래는 빌보드 핫100 차트에 오래 머물기로도 유명하다. 그런 노래중 하나인 ‘베터 나우’(Better Now)를 오프닝곡으로 부른데 이어 ‘와우’(Wow)도 불렀다.

‘오버 나우’(Over Now)와 ‘테이크 왓 유 원트’(Take What You Want), 그리고 히트곡인 ‘록스타’(Rockstar) 등을 부를 때에는 웃통을 벗어던지고 가슴 전체가 타투로 뒤덮인 모습으로 무대를 이어갔다.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아이 폴 어파트’(I Fall Apart)때는 바닥을 치며 눕다시피하며 절규하듯 불렀다.

그는 달콤한 러브송 ‘아이 라이크 유’(I Like You)와 몽환적인 사운드의 데뷔 싱글 ‘하이트 아이버손’(White Iverson)도 불렀다. ‘투 영’(Too Young)에서는 전자기타를 들었고, ‘필 휘트니’(Feeling Whitney)때는 통기타를 치며 “우우우우우우우~”하며 떼창을 유도했다.

앵콜곡으로는 ‘선플라워’(Sunflower)와 최근 발표한 신나는 멜로디의 ‘케미컬’(Chemical)을 부르며 2시간여의 공연을 마무리했다.

포스트 말론은 한 가지 음악장르로 규정할 수 없다. 힙합과 알앤비, 컨트리, 록을 적절하게 넘나들며 소화한다. ‘테이크 왓 유 원트’(Take What You Want)에서 드러난 신들린 드러머의 연주는 거의 헤비메탈 분위기다. 그는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장르 노마드’다. 이 갖가지 장르에서 어떤 걸 부각시킬지는 자신의 음악감성과 차별화 포인트에 따른 유연함에서 결정되는 것 같다.

공연을 나오면서 몇몇 관객들에게 소감을 물어봤다. “최고예요” “너무 잘하네요”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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