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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만원→1만원, 말이 돼?” 다들 믿었던 유망 바이오의 배신
신풍제약 건기식 브랜드 '애드마일스' 광고[신풍제약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어이가 없어서 이젠 화도 안난다”

주가는 폭락해 투자자는 망연자실인데 회사는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TV 광고까지 한다. 회사 오너의 비자금 조성에 이어 임직원들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까지 받고 있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 소식은 온데간데 없이 멍에만 남았다. 다름아닌 신풍제약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신풍제약 본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했다. 금융위는 회사 임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초까지만 해도 5000원대에 불과했던 신풍제약 주가는 같은 해 9월 21만원까지 치솟았다. 그야말로 수직 상승이었다. 이에 당시 회사 시가총액은 10조원을 넘었다.

금융위는 이렇게 회사 주가가 치솟는 시기 임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진 않았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풍이 이렇게 주가가 급상승한 배경은 개발 중인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신풍은 자사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약물재창출(이미 다른 질병 치료에 쓰이고 있는 약물의 용도를 바꿔 새로운 질병 치료제로 가능성을 알아보는 것)을 통해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임상은 지지부진했고 아직 임상 3상 결과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신풍제약 주가 추이[네이버증권]

이후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22일 현재 신풍 주가는 1만5000원대까지 추락했다. 최고점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시가총액은 80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초기 코로나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많은 투자자가 바이오 기업에 몰렸는데 대표적인 곳 하나가 신풍이었다”며 “소액주주가 18만명까지 늘었던 걸로 아는데 만약 최고점에 들어와 지금도 주식을 들고 있다면 그야말로 쪽박을 찬 셈”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신풍은 오너 비리까지 터졌다. 지난 해 서울중앙지검은 신풍제약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신풍이 의약품 원료 단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파악한 비자금 규모는 57억원에 이른다.

신풍제약 본사[연합]

이처럼 가뜩이나 투자자들의 분노를 유발하는 기업인데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TV 광고까지 시작했다.

신풍제약은 지난 5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애드마일스’ 전속 모델로 배우 고아라를 발탁했다. 이후 고아라를 모델로 한 TV 광고가 방영되고 있다. 원래 신풍제약은 일반의약품이 주력 사업이 아니어서 TV 광고 등 홍보 활동을 하지 않았던 회사다. 그런데 주가가 추락하는 상황에 유명 연예인까지 내세워 TV 광고를 하는 것에 투자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투자자는 “회사는 오너 비자금 조성과 고위 임원의 횡령 등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데 한가롭게 TV 광고나 하고 있다”며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소액주주들이 많은데 이에 대해 회사는 어떤 책임을 지게 될지 지켜보는 시선이 많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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