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FP] |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동결’로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높은 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예상보다 길게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20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중립금리 인상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는 “중립금리를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면서도 ‘중립금리 추정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를 언급했다.
이는 중립금리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단언하며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던 지난달 말 잭슨홀 회의 때와는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여전히 중립금리는 경제지표 등을 토대로 판단하겠지만 시장의 평가를 빌려 중립금리가 높아졌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그런가하면 FOMC가 제시하는 장기 기준금리 전망치는 여전히 2.5%를 유지했지만 상단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중립금리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균형금리로, ‘지속 가능한 최대 고용’과 ‘물가안정’이란 이중 책무를 가진 연준의 경우 중립금리는 실업률과 물가를 안정되게 유지하는 수준을 의미한다.
중립금리는 개념적인 금리로, 실제로 확인할 수 없으며 경제상황과 금리 수준에 따라 추론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중립금리가 중요한 이유는 중립금리가 어떠냐에 따라 통화정책이 긴축적인지 완화적인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금리를 높였음에도 경기나 인플레이션이 둔화되지 않는다면 중립금리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곧 통화정책이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시장 일각에선 연준이 2022년 3월부터 빠른 속도로 금리를 크게 올렸음에도 왜 미국 경제가 여전히 뜨거운가에 대한 질문의 답으로 중립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중립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에 연준의 가파른 긴축이 경제를 압박할 만큼의 고강도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높은 경제 성장세, 재정적자, 베이비붐 세대 은퇴 등으로 미국 경제의 중립금리가 구조적으로 높아졌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최근 몇 개월 사이 미 국채 장기물 금리가 급등하고 주식시장이 고전하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실제 미 10년물 금리은 8월 한 달 사이 14.9bp 급등하며 4%를 훌쩍 넘었으며, 이번 FOMC 충격으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4.50%에 바짝 다가섰다.
파월 의장 역시 중립금리 인상과 함께 국채 발행 물량 부담이 국채 금리를 올리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이러한 금리 인상 요소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합리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립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미 국채 장기물 금리 급등은 연준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곧 인하할 것이란 잘못된 확신이 되돌려 지면서 나타난 것이라며 중립금리 인상 가능성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WSJ 역시 중립금리 인상 가능성은 예측일뿐이라며 2024년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고통을 주지 않고 완화되거나 경제성장률이 갑자기 둔화되는 등의 경우 중립금리 추정치도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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