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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먹는 하마’ 데이터센터 80% 수도권 집중 [전기가 없다]
2032년 신규 1224개중 925개가 몰려
지방으로 분산 못하면 전력 마비 직면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전력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신설 계획 센터 약 10곳 중 8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현실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없는 수준이다.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분산하지 않으면 구조적으로 전력 마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에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 총력전에 나섰다. 전남 해남에 들어서는 ‘솔라시도 RE100(재생에너지 100%) 데이터센터 파크’가 대표적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국에 구축된 데이터센터 가운데 약 60%가 수도권에 위치했다. 신설 계획까지 합치면 해당 비율은 오는 2029년 약 86%까지 늘어난다. 2032년까지 시점을 늘려도 수도권에 짓겠다고 밝힌 데이터센터는 총 925개에 이른다. 전체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1224개)의 75.6%에 달한다.

데이터센터 1곳당 평균 연간 전력 사용량은 25기가와트시(GWh) 수준이다. 4인 가구 6000세대가 쓰는 전력을 데이터센터가 소비한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계속되면 결국 늘어나는 전력 소요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산업부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는 2020년 말 1762메가와트(MW)에서 2032년 7만7684MW로 폭증한다. 이중 수도권은 전체의 72.3%인 5만6149MW가 필요하다. 원전 40기가 돌아야 조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국전력에서는 이미 이 정도 전력을 공급할 여력이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선 데이터센터 40개(4.3%) 정도에만 전력을 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부담금 할인 혜택 등으로 데이터센터 분산 총력적에 나섰다. 산업부는 서울, 경기도, 인천이 아닌 지역에 신설되는 데이터센터에 전기 시설부담금 50% 할인 등 혜택을 주도록 한국전력 기본공급약관 시행세칙을 개정했다.

새 시행세칙 ‘데이터센터 공급 특례’에 따르면 22.9kV(킬로볼트) 전력을 공급받는 비수도권 신설 데이터센터는 전기 시설부담금 50%가 할인된다.

통상 우리나라에서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 평균 3㎞를 지중으로 연결하는 데 45억원가량의 공사비가 발생한다. 이 비용은 시설부담금 형태로 청구된다. 즉, 50% 할인이 적용되면 새 데이터센터를 짓는 기업은 평균 2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규모가 커 154kV 전력을 공급받는 데이터센터는 예비전력 요금이 면제된다. 전기요금이 매월 1000만원 이상 내려가는 효과를 나타낼 전망이다. 특례는 3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전기 사용 신청일을 기준으로 2026년 5월까지다.

지방 데이터센터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전남 해남 일대 대규모 민관협력 도시개발 사업 ‘솔라시도’에 1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집적화 단지인 RE100 데이터센터파크를 조성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총 사업비 약 10조원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솔라시도 RE100 산업용지에 40MW급 데이터센터 25개동을 2037년까지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전남은 자연재해율이 낮고, 용지 매입 비용이 저렴해 데이터센터 지방분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데이터센터파크 조성을 통해 전력수급 불균형 해소에 기여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남도, 해남군, 한국전력, 보성산업, LG CNS, 삼성물산 등 공공과 민간이 데이터센터파크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 포항도 국내 최초의 육양국(국가 간 연결된 해저 광케이블을 지상 통신망과 연결해주는 중간기지 역할) 연계 데이터센터 캠퍼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또한 분산에너지 활성화의 일환으로 1조5000억원이 투입돼 포항 블루밸리 산업단지에 30MW 규모 데이터센터 4개동을 2027년까지 구축한다. 산업부와 한전, 한국산업단지공단, SK에코플랜트 등 8개 기관이 참여해 사업을 추진한다.

또 강원도는 춘천시 일대에 데이터센터 집적 단지인 ‘K-클라우드 파크’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전남 장성군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가, 충북 제천시에는 인터넷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홍태화·신혜원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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