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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재건, 21세기 마셜플랜”…韓건설기계·전력기기·신재생에너지도 ‘들썩’ [비즈360]
전후 재건 사업 1200조 관측…HD현대 발빠른 움직임
전력인프라 50% 이상 파괴, 전력기기 업계 주목
에너지인프라 기업들도 직간접 수혜 전망
러시아 공습을 받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코스티안티니우카의 도심 시장에 구조대원이 출동한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1200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에 대한 국내 기업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최우선 분야로 에너지 인프라와 도시 복구를 손꼽으면서 건설·플랜트 기업 이외에도 건설기계, 전력기기,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의 수주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규모는 앞으로 10년간 약 9000억달러(약 1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철도, 도로, 주택 등은 물론 에너지, 농업, 보건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수천 개의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크라이나 정부가 단순히 파괴된 시설을 전쟁 이전으로 복구하는 것을 넘어 사회 기반시설 전반을 현대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디지털,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사업도 예상된다.

이와 관련 ‘21세기 마셜플랜’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마셜플랜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유럽 재건을 위해 약 130억달러를 투입한 원조 계획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건설을 중심축으로 단기적으로는 건설기계, 전력기기, 운송 관련 산업이 확대되고 중장기적으로는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방위산업 등의 분야로 수혜 산업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한다.

최근 정부가 민관 합동으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대표단을 꾸려 우크라이나를 찾았는데 이때 HD현대건설기계를 비롯해 한화솔루션, 포스코인터내셔널, 현대로템, 네이버 등이 참여했다는 점은 재건사업의 경제적 영향력이 건설·플랜트 분야에 한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방증이다.

원희룡(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합동 우크라이나 재건협력 대표단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예방했다. [연합]

우선 건설기계 분야에선 HD현대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각종 인프라와 기반시설 재건에 필요한 불도저, 굴착기(포크레인), 크레인 등 건설 중장비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를 아우르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산업차량 부문에서 우크라이나 건설기계의 20%를 점유하고 있는데 향후 5년간 예상 수요인 건설장비 1만4000대의 40%를 납품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HD현대는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을 계기로 피해지역 긴급 복구에 필요한 대형 굴착기 등 장비 5대를 기증했고 건설장비 공급 관련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원희룡(오른쪽부터) 국토교통부 장관과 문재영 HD현대 건설기계부문 부사장, 비탈리 킴 미콜라이우 주지사가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우 재건협력 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전력기기도 우선적으로 추진될 사업 분야로 손꼽힌다. 러시아가 지난해 10월부터 초고압 변전소, 특히 변압기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전력 인프라의 50%가 파괴됐기 때문이다. 이에 우크라이나 국민은 당장 전기 문제 해결을 위해 발전기를 구매하고 있는 형국이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모든 에너지 관련 기기에 부가가치세·관세를 면제하고 통관절차를 최소화하고 있다.

발전기, 변압기, 변환기는 물론 고부가가치 제품인 송전용 초고압 전력케이블 등에 대한 수요도 상당해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국내 전력기기 3사의 수혜가 예상된다. 실제 효성중공업의 경우 최근 우크라이나 재건과 관련한 동유럽 수주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초고압 변압기 [HD현대일렉트릭 제공]
양평농협 스마트농업지원센터 태양광 스마트팜 외부 모습 [한화솔루션 제공]

에너지 인프라 관련 기업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을 탈피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수소인프라 구축,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골자로 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원전 분야에선 소형모듈원전(SMR)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와 HD현대, SK이노베이션이 직간접적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원전 건설을 포함해 자체 핵연료 생산, SMR 20기 건설 등을 논의 중이다.

수소와 관련해선 SK와 두산퓨얼셀이, 태양광과 관련해선 한화솔루션이 각각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수소·태양광과 관련한 사업 기회는 클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귀띔했다. 우크라이나는 2035년까지 친환경에너지 비율을 25%까지 올리기로 EU(유럽연합)와 합의한 바 있다.

실제 한화솔루션은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에도 주요 기업으로 참여했다. 한화의 경우 그룹 내 신도시 개발부터 방산까지 갖추고 있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손꼽힌다.

HD현대의 태양광 부문 계열사인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건설기계 부문 관계사의 사업 확대와 연계한 수주 가능성이 제기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이 밖에도 국내 기업 유일의 우크라이나 투자자산으로 곡물 터미널을 운영 중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전쟁 전 우크라이나에 고속전동차를 공급한 현대코퍼레이션도 각각 농업, 인프라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점쳐진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곡물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사업 기회도 찾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의 경우 최근 현지 시장 대응을 위해 ‘동유럽 시장개발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린 것으로 전해진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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