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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과문 없이 미디어 노출로 효과 극대화”…한미일-북중러 대립각 본격화 [전문가 분석]
세부 내용 공개하지 않으면서 영상은 다수 노출
북러 정상회담 효과 극대화 전략…주목 효과
밀착하는 북러·중국 딜레마…新냉전구도 격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을 열고 악수하고 있다. 두 정상이 회담하는 것은 2019년 4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스푸트니크 제공]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오상현 기자] 13일(현지시간) 열린 북러 보스토치니 정상회담은 “외형상 주고받기식 정상회담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상회담 결과문이 도출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세부적인 협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각이 구체화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4일 헤럴드경제와 전화에서 “북러 정상이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우주기지라는 특별한 장소에서 만났다”며 “북한 입장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목표를 분명히 드러냈고, 얻은 것이 많으면 줄 것도 줘야 하는 만큼 북한은 러시아에 총포탄을 주고, 러시아는 정찰위성 기술을 주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공동선언이나 합의문이 도출되지 않았다. 성원용 인천대 교수는 “정상회담 문건이 없었던 것은 외부 세계에 알려지지 않은, 양국 사이에 굉장히 내밀한 합의를 진행시켰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미디어를 통해 양 정상이 나누는 대화와 김 위원장이 우주정거장에서의 모습을 많이 노출해 정상회담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평가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북한과의 밀착하면서 안보리의 역할론이 재부상한 것과 관련해 러시아 공사를 지낸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은 “러시아는 안보리 대북제재를 위반하거나 무력화할 의도가 없어 보인다”라며 “정상회담 결과문이 없었고, 푸틴 대통령과 외교부 장관이 이야기한 내용으로 봐서는 미국이 예민해했던 무기거래 얘기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측 표현으로 ‘왕따 국가들끼리 지나치게 유착한다’는 비난이 있는데 이를 의식해서 너무 자극적이지 않게 포장한 듯하다”며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외부에서 봤을 때 다양한 유착 관계를 추론하게 만드는 주목 효과를 노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미일과 북중러 대립각이 본격화되고 구체화되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북중러 공동 전선으로 발전할지 북러의 양자전선으로 고립화될지는 중국의 판단에 달린만큼 중국의 딜레마가 상당히 커졌다”고 분석했다.

향후 북러 관계가 신(新)냉전 구도에 미칠 영향에 주목된다. 박 소장은 “북한으로서는 현재 국제정세가 유리하게 돌아가는 것”이라며 “그동안 러시아가 북한과의 관계가 그렇게 긴밀하지는 않았는데 오히려 미국을 비롯한 서방, 남한에서 (협력을 공고화하니) 북한과 가까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2019년 북러 정상회담부터 이미 양국 사이의 관계 개선이 내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보니 북한에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중국 변수만을 고려해왔기 때문이지, 실질적으로 러시아의 영향이 꽤 큰 국가이고, 그 부분을 북한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새로운 협력의 단계로 가고 고도화된다면 제일 먼저 손을 잡을 수 있는 국가는 러시아”라며 “정상회담 관련 내용은 사전에 중국과 조율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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