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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왕국이 눈 앞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KAIST, ‘스노우 디스플레이’ 개발
- 산업디자인학과 이우훈 교수팀, ‘타임 투 스노우’ 미디어아트 작품 제작 전시
‘타임 투 스노우’ 작품.[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스티로폼 입자들이 작은 눈보라를 만들었다가 관람객이 가까이 다가오면 순간적으로 큰 눈보라로 소용돌이쳤다.”

마치 눈 내리는 공간에 있는 듯한 몰입적 경험을 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 작품이 공개된다.

카이스트(KAIST)는 산업디자인학과 이우훈 교수 연구팀이 공기의 흐름을 제어해 스티로폼 알갱이의 집산(集散, 흩어짐과 모임)을 통해 그래픽 이미지를 표시하는 신개념 기계식 디스플레이 ‘스노우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디스플레이 시스템은 스티로폼 입자들을 수용하는 챔버(공간), 챔버 안에서 스티로폼 입자를 날려 흩트리는 부양 팬, 입자들을 흡착해 거르는 검정색 메쉬 패브릭 스크린, 공기 통로 개폐장치, 배기 팬 등으로 구성된다. 부양 팬들을 작동시켜 스티로폼 입자의 흩어짐과 모임을 반복하며 원하는 그래픽 이미지를 표시한다. 무작위한 입자의 흩날림으로부터 일순 질서 있는 이미지가 생성되는 시각효과는 기존 대안 디스플레이에서는 보기 드문 마법 같은 관람 경험을 제공한다.

관람객이 손짓으로 눈보라를 일으키고 있다.[KAIST 제공]

이번 연구를 수행한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김명성, 백선우 학생은 새로운 대안 디스플레이 기술을 기반으로 ‘타임 투 스노우(Time to Snow)’라는 미디어아트 작품을 제작했다. 관람객이 없을 때는 작은 눈보라를 일렁이며 관람객의 관심과 접근을 유도한다. 관람객이 가까이 다가오면 순간적으로 큰 눈보라가 일었다 잦아들면서 검은 벽면에 눈처럼 쌓인 스티로폼 알갱이가 현재 시각을 표시한다. 관람객은 손동작으로 눈보라를 일으킬 수도 있는데 이를 통해 마치 눈 내리는 공간에 있는 듯한 몰입적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올해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컴퓨터 그래픽스 및 상호작용기술 분야 최대 규모 국제학술대회인 ‘ACM 시그래프(SIGGRAPH)’ 아트갤러리에 전시돼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또한 2023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디자인 컨셉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기도 했다.

이우훈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KAIST 제공]

이우훈 교수는 “우수한 성능의 LCD나 LED 기반의 디스플레이가 있음에도, 미디어 아티스트나 디자이너들은 나무, 종이, 플라스틱, 솜털 등 손에 잡히는 물리적 픽셀을 이용하는 기계식 대안 디스플레이를 꾸준히 제안해 왔다”며 “스노우 디스플레이도 향후 다양한 시각 콘텐츠를 전달하는 아날로그 감성의 대안 표시장치로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기계식 디스플레이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도트매트릭스 방식의 가로 약 2m, 세로 1m 크기의 대형 사이니지(signage)를 제작하고 있다. 이 대형 사이니지는 오는 이달 말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6층에 있는 과학관(넥스페리움) 입구에 설치될 예정이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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