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낸드 시장 성장세 전환 시점 주목
2나노 통한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도
[그래픽=김지헌 기자]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삼성 반도체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인텔에 매출 규모가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D램과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메모리 시장이 내년 크게 회복되고, 2025년 양산 예정인 2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칩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시장 리더로서의 입지를 조만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10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매출은 94억5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인텔(122억6300만달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연간 기준으로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3분기 이후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인텔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은 전년(203억달러)보다 53.4% 감소한 반면 인텔은 같은 기간 17.5%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엔비디아의 상승세는 더욱 무섭다. AI 시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업계 1위 미국 엔비디아는 전년보다 매출이 51.7% 증가하며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2분기에는 전체 칩 판매 시장에서 9위 규모였으나, 불과 1년 만에 여섯 계단 가량 순위가 상승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글로벌 칩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긴 했으나, 내년에는 다시 큰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내년에는 메모리 시장이 올해와 달리 크게 성장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올해에 비해 D램 시장은 37%, 낸드 플래시 시장은 32% 가량 커지며 삼성전자의 매출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라인 내 모습[삼성전자 제공] |
올해 전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예년에 비해 11% 가량 축소되지만, 내년에는 10%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실적 반전’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올해 연간 적자가 11조원을 넘어설 수 있지만, 내년에는 15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경쟁력 역시 한층 부각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노광(빛을 통해 반도체 칩 회로를 새기는 작업) 장비 기업 ASML은 예정대로 올해 안에 ‘하이 뉴메리컬어퍼처(High NA)’ 극자외선(EUV) 장비 시제품을 출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삼성전자 반도체와 TSMC가 양산을 계획 중인 2나노 공정 반도체 생산을 위해선, 차세대 EUV 장비로 불리는 하이NA EUV 장비가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기술을 구현한 삼성전자가 2나노 기술에서도 TSMC를 앞서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해당 EUV 선점과 연구개발을 위해 강력하게 손을 내민 인텔을 비롯해, TSMC와 삼성의 첨단 칩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업계는 EUV를 통한 3나노 양산 경험에서 앞선 삼성의 선전을 예상하고 있다. 하이NA EUV 관련 양산 측면에서 인텔과 TSMC를 앞서며 2나노 칩을 최초로 개발할 것이란 전망이다. TSMC가 파운드리 시장 글로벌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첨단 칩 구현 역량을 지속적으로 삼성이 선보이며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 시장의 회복세가 하반기부터 나타나며 국내 메모리 기업들과 삼성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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