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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버뮤다 삼각지대’ 사라진 물류센터…CJ대한통운엔 ‘포장의 달인’이 없었다 [그 회사 어때?]
자동화・무인화・지능화에 초점 맞춘 시설 투자
사람 대신 로봇들이 한치의 오차 없이 열일 중

빅데이터 활용해 초기단계부터 과대포장 차단
필름·박스·완충재까지…재활용 소재 극대화도
〈그 회사 어때?〉

세상에는 기업이 참 많습니다. 다들 무얼 하는 회사일까요. 쪼개지고 합쳐지고 간판을 새로 다는 회사도 계속 생겨납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수년을 하던 사업을 접기도 합니다. 다이내믹한 기업의 산업 이야기를 현장 취재,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쉽게 전달해드립니다.

경기 군포 CJ대한통운 풀필먼트센터에서 상품이 담긴 포장 상자들이 벨트 위를 지나가고 있다. [서재근 기자]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세계적 흐름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기반한 신사업으로 미래 혁신 성장을 강력히 추진하겠습니다.”

지난 2021년 11월 그룹 중기비전선포식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문화·플랫폼·웰니스와 더불어 지속가능성을 4대 핵심 성장엔진으로 제시하고,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친환경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콘텐츠·식품 사업과 더불어 그룹의 양대 축을 맡고 있는 물류·커머스 계열사인 CJ대한통운은 그룹 중기비전 실현을 위한 체질개선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배송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하기 위해 자동화·무인화·지능화·상시 최적화 등에 초점을 맞춘 시설 투자는 물론 이커머스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노력도 진행형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곳이 경기 군포 CJ대한통운 풀필먼트센터다. 연면적 3만8400㎡에 5층 규모로 지어진 해당 시설은 이 회장이 중기비전을 선포한 같은 해 가동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물류 혁신기지로 기능하고 있다. 풀필먼트는 여러 판매자의 상품을 공동 보관하며 재고관리부터 포장, 검수, 출고, 배송 등 복잡한 물류 과정을 효율적으로 일괄처리 하는 서비스다.

경기 군포 CJ대한통운 풀필먼트센터 스마트층에서 고정노선 운송로봇(AGV)이 선반을 나르는 모습. [서재근 기자]
AGV가 이동하는 모습. [서재근 기자]

이곳에서는 AGV(고정 노선 운송 로봇)가 사람을 대신해 피킹(선반이나 바구니 등에서 상품을 꺼내는 작업)을 도맡아 처리한다. 126대에 달하는 로봇들이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한치의 오차 없이 질서 정연하게 움직인다.

AGV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도 인상적이지만, 이보다 더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물류 과정 곳곳에 적용된 친환경 요소다.

친환경 효과를 내기 위한 노력은 ‘입고→피킹→배출 →검수→포장→출고→이송→관제·모니터링’에 이르는 물류 작업 첫 단계에서부터 시작된다. 빅데이터 기반의 ‘박스 리빌딩’ 기술을 통해 센터로 들어오는 물품의 높이, 폭, 길이, 무게를 측정해 최적의 박스 크기를 찾아낸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박스 리빌딩 기술 도입으로 배송박스 크기가 평균 19%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적의 포장 박스 크기를 정하기 위해 물품의 높이, 폭, 길이, 무게를 측정하는 모습. [서재근 기자]
로봇팔이 박스 빈틈에 완충재를 넣는 모습. [서재근 기자]

친환경 기술은 단순히 박스 크기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친환경 스마트 패키징’ 시스템이 박스 내부를 3D 스캐너로 스캔하고, 필요한 만큼의 완충재 사용량을 계산한다. 이후 로봇팔이 박스 빈틈에 적정량의 완충재를 구겨 넣는다. 배송박스 크기가 최적화됨에 따라 운송차량에 더 많은 박스를 실을 수 있어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장에서 사용되는 완충재는 CJ대한통운이 원지 업체 무림과 공동으로 개발한 친환경 소재의 ‘네오포레’다. 아울러 사용되는 박스는 SK에코플랜트, 골판지 업체 태림포장과 공동 개발한 재생박스다. CJ대한통운은 물류센터에서 발생하는 연간 5000t(톤)가량의 포장박스와 서류를 재활용한다.

벨트 위를 지나는 포장용 상자에 먹물을 분사, 바코드를 새기는 모습. [서재근 기자]
포장 상자 한쪽에 새겨진 ‘먹물분사형 바코드’. [서재근 기자]

또 다른 혁신 기술은 ‘먹물분사형 바코드’다. 상품의 종류와 수량을 확인하기 위한 바코드를 별도 라벨에 인쇄해 부착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박스에 직접 표기하는 기술로, CJ대한통운은 지난 2019년부터 물류 현장에 이 기술을 적용했다.

포장용 상자가 벨트 위를 지나가면 마치 오징어가 먹물을 뿜듯이 잉크를 분사한다. 기존 접착식 라벨 16개 크기는 A4 용지와 비슷하다. 여기에 라벨 제작에 필요한 플라스틱 필름 코팅과 접착제 제작으로 발생하는 탄소량까지 고려하면 ‘먹물분사형 바코드’ 기술을 통한 직간접적 친환경 효과는 훨씬 크다.

CJ대한통운이 원지 업체 무림과 공동으로 개발한 친환경 소재의 종이 완충재 ‘네오포레’. [서재근 기자]
CJ대한통운이 LG화학과 협업해 만든 재화용 스트레치 필름에 상자들이 쌓여있는 모습. [서재근 기자]

물류센터나 산업현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스트레치 필름도 유용한 재활용 자원이다. 풀필먼트센터 각층에는 운송을 위해 차곡차곡 쌓여 있는 상자를 감싸고 있는 스트레치 필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스트레치 필름은 물품을 고정하는 역할을 다하면 전량 폐기돼 왔다. 버려지는 양만 연간 약 2000~3000t에 달했지만, CJ대한통운은 LG화학과 손잡고 이를 재활용해 기존과 동등한 품질을 갖춘 재활용 필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조주형 CJ대한통운 풀필먼트센터장은 “우리 회사가 보유한 국내 최대 물류 인프라에 친환경 요소를 더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찾아내려는 노력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며 “앞으로도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친환경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자구적 노력은 물론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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