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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이 ‘해운 데이터’ 장악해”…美 ‘경고음’ 확산
중국 광둥성 선전 옌톈항에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선 정박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이 글로벌 해운 데이터를 장악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악용할 것이라는 미국 내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미 의회에서는 국제 물류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중국산 물류 플랫폼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도 중국의 해운 데이터 장악으로 미 정부의 공급망 재편 노력이 무색해질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교통부가 감독하는 해운 디지털네트워크인 ‘로진크(Logink)’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07년 중국 저장성 정부가 출시한 로진크는 현재 세계 20개 이상 항구와 협력하고 있는 글로벌 해운 플랫폼이다. 전세계 해운 화물의 이동 정보를 수집하고, 이에 대한 무료 추적과 데이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지난 7일 한 보고서에서 로진크에 대해 “더 많은 항구들이 (로진크와) 협력하면서 로진크를 통한 전세계 해운 화물에 대한 가시성도 커지고 있다”면서 “이 데이터들은 모두 중국 정부가 잠재적으로 접근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해상 물류 시장에서 로진크의 지배력이 높아지는 것을 경계해야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로진크가 추적가능한 해운 데이터 중에는 미군이 위탁한 화물도 포함돼있어 미국의 현재 혹은 향후 군사 작전들이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브루킹스는 “중국이 지원하는 물류 플랫폼의 확대는 미국의 미래의 작전까지 예측가능하게 한다”고 경고했다.

미 의회는 공화당을 중심으로 중국의 해운 데이터 장악을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공화당 소속인 톰 코튼 상원의원과 미셸 스틸 하원의원은 상·하원에서 중국으로부터 해운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국방부가 로진크를 사용하는 어떠한 기관과도 계약하는 것을 금지하고, 대통령이 주요 국제협정을 통해 동맹국들로의 플랫폼 확장을 막아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지난 6월에는 공화당 더스티 존슨 하원의원이 미 항구들의 로진크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수권법 개정안(NDAA)을 발의해 하원에서 통과됐다. 하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의 벽은 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존슨 의원은 발의 당시 “로진크는 물류에 대한 막대한 양의 감시와 데이터를 중국 공산당에 제공한다”면서 “중국은 이미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불공정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는 반드시 로진크를 미국 항구에 접근하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장악한 글로벌 물류 데이터가 상업적·전략적으로 이용될 수 있으며, 주요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시키려는 미국 주도의 노력을 좌절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브리엘 콜린스 휴스턴 라이스대학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이 정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공급망 제거 노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국 정부는 해운 데이터를 통해 무엇이 진행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앤디 목 중국국제화센터 수석연구원은 “로진크는 단순히 정보 제공자가 아닌 중국의 전략적 자산”이라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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