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 REC실리콘과 10년 공급 계약
북미 최대 태양광 단지 ‘솔라허브’ 탄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 4월 미국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북미 최대 태양광 밸류체인 프로젝트 ‘솔라허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제공] |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한화의 태양광 사업을 이끄는 김동관(사진) 한화그룹 부회장이 북미 시장에서 폴리실리콘 공급망 확보에 성공했다. 이로써 단일 규모 북미 최대 태양광 사업단지 ‘솔라허브 프로젝트’ 완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는 평가다.
7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미국 태양광 법인 중 하나인 한화큐셀 조지아법인은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REC실리콘으로부터 향후 10년 동안 미국산 저탄소 폴리실리콘을 공급받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이번 계약 규모는 총 30억 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에 위치한 REC실리콘 공장에서 생산된 폴리실리콘이 조지아주의 한화큐셀 공장으로 이동해 잉곳·웨이퍼 제조에 사용될 예정이다.
통상 태양광 사업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까지 총 5단계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폴리실리콘은 규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태양전지 원재료로, 태양광 밸류체인의 최선단을 이끄는 핵심 기초소재다.
REC실리콘은 한화그룹의 폴리실리콘 사업 부활을 위한 ‘비밀병기’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지난 2020년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전체 폴리실리콘 사업의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주요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등 우회적 방법을 통해 이 사업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이어온 바 있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2021년부터 REC실리콘의 지분을 잇따라 매입해 현재 최대주주(21.34%)에 오른 상황이다. ㈜한화 역시 12%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한화솔루션과 나란히 REC실리콘의 1대·2대 주주가 됐다. 이러한 투자에는 김 부회장의 뚝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급계약 체결이 REC실리콘 입장에서도 대형 호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산 1만6000t 규모의 REC실리콘 모지스레이크 공장은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로 지난 2019년부터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전세계 태양광 밸류체인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이 당시 미국산 폴리실리콘을 대상으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완전히 밀린 것이 원인이다.
미국 워싱턴주에 위치한 REC실리콘 모지스레이크 공장 전경 [REC실리콘 홈페이지] |
특히 한화는 이번 계약을 통해 상당 금액의 계약금을 선지급하는 등 모지스레이크 공장의 재가동을 전면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지스레이크 공장은 오는 11월 1일부터 폴리실리콘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며, 2024년말에는 100%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효한 이후 자국 생산 제품에 대대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공장 재가동을 위한 환경이 조성된 점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한화솔루션이 조지아주에 조성중인 북미 최대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의 구축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솔라허브는 한화가 3조2000억원을 투입해 조지아주에서 8.4GW(기가와트)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4단계의 태양광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프로젝트다. 여기에 REC실리콘의 폴리실리콘까지 확보하면 현지에서 태양광 전 단계의 공급망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는 최근 사내인터뷰를 통해 “솔라허브 프로젝트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라며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부터 완성품인 모듈까지 태양광 밸류체인 5단계를 모두 완성하는 최초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에너지 리서치 기관 우드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2023년 1분기 미국 주택용 모듈 시장에서 35.0%, 상업용 모듈 시장에서 35.3%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미국 주택용 시장에서 19분기 연속, 상업용 시장에서는 14분기 연속 점유율 1위를 달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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