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스스로 운반선 오를 수 있는 자율주행차 시스템 개발해야 [헤럴드광장3]
노홍승 한국교통연구원(KOTI ) 물류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

우리나라는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세계 3위인만큼 수출이 중요한 나라이다. 우리나라 대표적 수출품인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자동차는 작년에 총 684만 5000대의 차량을 판매하여 완성차 판매순위 세계 3위를 차지했다. 전기차 부문은 세계 5위이고, 자율주행차 기술도 세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시작될 시점으로 지목한 2023년도 벌써 4분기에 접어들고 있다. 다른 나라들이 무인 로봇 택시 유료 운행을 앞다투어 허가하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양산과 수출의 길이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제조역량과 더불어 완성차를 해외로 수송하는 일을 하는 현대글로비스도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0년 기준 글로벌 완성차 해상물동량은 2030만 대 수준이며, 2023년에는 물동량이 2140만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 선박에 자동차를 싣고 내리는 하역작업은 수십 년째 하역근로자에 의한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 보수적으로 2100만 대 완성차 선박 하역비만 고려하더라도 연간 1조3000억 원의 시장이다. 우리나라 관점에서 수출차량만 하더라도 연간 300만 대 수준이니 국내 수출물류비만도 연간 180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외산차량 수입이나 중고차 수출까지 고려하면 하역시장의 규모는 엄청나게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자율주행차 기술에 열심인 다른 나라들은 왜 선박에 자율차를 자동으로 하역하는 기술에는 아직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을까?

자율주행 기술 강국인 미국과 자율주행차용 고정밀지도 기술 강국인 독일은 국제경쟁력 있는 자동차 해운선사가 없다. 자동차 운반 선박 해운분야 강국인 일본은 자율주행차 기술이 뒤처져 있다. 자율주행 기술과 자동차 생산능력, 자동차 수송능력 모두를 갖추고 이들을 통합할 ‘정보통신기술(ICT)’ 기술까지 갖춰 해당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은 우리나라가 가장 앞서 있다.

자율주행차란 모름지기 운전자가 차량을 조작하지 않아도 스스로 주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된 자율주행차 도로 주행 기술이나 주차빌딩 내 주차 기술로는 선박 내 자율주행차를 싣는 것이 불가능하다.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해양수산부는 다른 나라에서 해당 기술에 관심도 없던 2021년부터 해당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실용화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자율주행차가 양산되고 수출입이 본격화되기 전에 우리 선박과 기술로 전 세계 자율주행차를 실어 나를 수 있음을 현장에서 입증해 보여야 한다. 현재 여수광양항에 짓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 선하역 실증단지의 건설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자율주행자동차 선하역 실증단지가 완성되면 실증 테스트는 물론 향후 자율주행자동차의 선하역 글로벌 인증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해수부와 교통연구원이 진행중인 기술개발역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검인증 및 표준 수립지원 기관인 KIWA도 참여하고 있다. 다른 첨단 산업과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차 시장에서도 시장선점은 표준의 선점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실증단지가 차질없이 구축되고 활용될 수 있도록 국민들의 관심과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th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