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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볼 인기에도…대표 주류기업들, ‘하이볼’ 제품 안 내놓는 이유 [푸드360]
오비맥주·하이트진로, 기존 맥주·소주 등 제품에 주력
롯데칠성 “하이볼 신제품 출시…위스키증류소 착공 예정”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위스키에 탄산수 등을 타 먹는 ‘하이볼’ 문화가 인기지만, 국내 대표 주류기업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하이볼 신제품 출시 소식은 잠잠하다. 실제로 각사는 현재 판매 중인 하이볼 제품이 없고, 출시 계획도 예정돼 있지 않다. 주류 업계에서는 달라진 주류 문화 유행에 맞춰 신제품보다는 기존 제품군을 활용한 주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주류 소비 방식 달라지고 트렌드 주기 빨라져…하이볼 유행도 마찬가지일 듯”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공유되고 있는 하이볼 제조법 [인스타그램 캡처]

5일 주류업계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최근 주류 소비는 술의 종류보다는 소비 방식 자체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유행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각종 하이볼 제조법 등이 유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주류 자체에 대한 소비보다는 SNS 인증 욕구에 대한 특이성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고, 하이볼 열풍에 어느 정도 영향 미친 것 같다”고 했다.

유행이 비교적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또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2015~2016년는 과일소주, 2021년에는 편의점 수제맥주, 지난해에는 프리미엄 막걸리 같은 전통주 붐이 일었지만 지금은 비교적 유행이 사그라든 상태다. 유행은 빠르게 바뀌고 얼마나 지속될 지 알 수 없어 하이볼 유행도 상황을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맥주 집중’ 오비맥주·‘믹솔로지 마케팅’ 하이트진로…“트렌드 기반 기존 제품군 강화”
6월 서울 송파구 CU 올림픽광장점에서 열린 위스키 등 인기주류 오픈런 행사를 찾은 시민이 주류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

하이볼 인기에 국내 위스키 시장도 커지는 추세지만,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관련 신제품을 출시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위스키류 수입량은 1만9878t으로, 지난해 동기(1만3700t) 대비 45.1%, 2021년 동기(8276t)에 비해서는 140.2% 증가했다. 위스키 시장 성장세에 맞춰 편의점 등이 각종 하이볼 신메뉴를 속속 출시하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오비맥주 뀼백 ‘유자하이볼 맛’ [오비맥주 제공]

각 사는 신제품 보다는 기존 제품군을 활용해 하이볼 유행에 맞춰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오비맥주는 ‘믹솔로지(Mixology·술과 여러 재료를 섞어 만들어 먹는 문화)’ 형태로 소비하는 하이볼을 아예 다른 주류의 영역으로 보고, 주력해오던 맥주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오비맥주는 최근 호가든 애플, 카스 레몬 스퀴즈 등 기존 맥주에 다양한 시도를 더한 신제품을 출시 중이다. 다만 하이볼의 인기를 고려해 발포주 ‘필굿(FILGOOD)’에 타 먹는 티백 제품 ‘뀼백’용 유자하이볼 맛을 새롭게 추가했다.

하이트진로는 믹솔로지 형태로 소비되는 하이볼 특성상, ‘RTD(Ready To Drink·즉석음용음료)’ 신제품 출시보다는 기존 라인업 제품을 활용한 음용법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하이볼은 특정 주류의 일종이라기보다는 칵테일을 제조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하이볼 유행을 ‘제품’이 아닌 ‘음용법’으로써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하이트진로 ‘일품진로 오크43’ [하이트진로 제공]

올해 7월 시장 트렌드에 맞춰 위스키와 오크향이 나는 ‘일품진로 오크43’ 제품을 공식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해당 제품을 “스트레이트, 온더락, 하이볼 등 음용 방식에 따른 각각의 특별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안내한 바 있다.

‘종합주류회사’ 꿈꾸는 롯데칠성 “하이볼 신제품 출시…제주 위스키증류소 착공 코앞”

반면 종합주류회사를 표방하는 롯데칠성음료는 위스키 시장 성장세에 맞춰 올해 하반기 ‘실론티’, ‘솔의눈’ 등 기존 음료를 활용한 소주 베이스 RTD 하이볼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롯데는 이미 2016년 ‘스카치블루 하이볼’을 출시한 경험이 있지만, 현재 해당 제품은 단종된 상태다.

주류 유행 주기가 짧아졌다는 우려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생산·제조 등에)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 제조업체입장에서는 주류업계 유행에 맞춰 준비는 해두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GS25 편의점에 ‘하피볼’ 신제품이 진열돼 있다. 최근 편의점 업계에서는 하이볼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 중이다. [GS리테일 제공]

다만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제품의 ‘가성비(가격대비성능)’와 ‘맛’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최근 편의점업계에서 출시하는 일부 하이볼 제품처럼 위스키를 넣지 않고 향료를 더해 만들면 제조 비용은 절감할 수 있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맛을 구현하기 어려워진다. 맛을 우선해 위스키를 소량 넣으면 소비자 가격이 올라가게 된다.

한편 하이볼 유행 이전부터 증류소 설립 계획을 세웠던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하반기 제주 위스키증류소 착공도 앞두고 있다. 증류 작업 시작 시기는 2025년 말에서 2026년, 제품 생산 시기는 2029년 말~2030년 초로 예상하고 있다.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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