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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터리 안 만드는 현대차그룹, 고려아연과 손잡은 이유? [세모금]
현대차그룹, 5272억원 투자…고려아연 지분 5% 인수
니켈 밸류체인 확보…장기적으로 베터리 자체생산 포석
고려아연, 현대차 투자금 통해 ‘올인원 니켈 제련소’ 건설
우호지분 확보로, 최윤범 회장 경영권 강화효과도
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현대차그룹·고려아연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고려아연이 니켈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포괄적 협력에 나선다.

고려아연에 52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의 밸류체인 협업에서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배터리 자체 생산의 포석을 마련했다. 고려아연은 투자금을 통해 니켈 제련소를 건설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의 지분 인수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권 강화 효과도 기대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 측 지분율은 28.53%(유상증자 전 기준)로 영풍그룹 측 지분 32.42%에 다소 미치지 못 미쳤다. 그러나 이번 현대차그룹의 지분투자로 5% 우호지분을 확보하면서 최 회장 측 지분율은 장 회장 측 지분율을 앞지를 것으로 점쳐진다.

8월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공동투자해 설립한 해외법인인 HMG 글로벌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 5%를 인수한다. HMG 글로벌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그룹 신사업 및 미래 전략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한 미국 현지 법인이다. 주당 가격은 50만4333원으로 총 거래금액은 약 5272억원 규모다. 인수한 주식은 관련 법령에 따라 향후 1년간 양도가 제한된다.

현대차그룹의 지분 인수는 전기차 배터리용 핵심 소재인 니켈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양사가 추진 중인 협력안의 연장선이다. 현대차그룹은 같은 날 고려아연과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사업 제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니켈 원료 공동구매와 광산 개발 프로젝트 공동투자 등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기준을 충족하는 핵심 원재료 소싱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향후 폐배터리 재활용을 비롯한 신사업의 공동 추진도 모색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HMG 글로벌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을 통해 니켈 금속량 기준으로 연산 4만2600t(톤) 규모의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건설한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이날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선제·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니켈 제련사업에 대한 총 5063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승인했다.

올인원 니켈 제련소가 완성되면, 고려아연의 황산니켈 생산능력(CAPA)은 연산 6만5000t(자회사 켐코 생산능력 2만2300t 포함)까지 확대된다. 이는 2023년 기준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치다.

고려아연은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통해 니켈이 함유된 폐배터리까지 한 번에 처리할 뿐만 아니라, 고객의 요구에 따라 액상이나 결정화된 황산니켈부터 황산코발트, 전구체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고려아연으로부터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의 보조금 지급 규정을 충족하는 니켈을 공급받게 되면서 핵심전략소재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고려아연의 니켈 공급은 오는 2026년부터 이뤄질 예정이며 오는 2031년에는 현대차그룹의 IRA 대응에 필요한 물량 중 약 50%에 해당하는 니켈을 고려아연으로부터 공급받을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고려아연과의 니켈 협력을 비롯해 리튬 등 나머지 전기차 배터리 핵심전략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타 글로벌 원소재 기업과의 다양한 협력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번 투자 결정은 에너지 전환기 핵심 소재인 니켈 수요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이번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통해 수요자의 다양한 요구와 IRA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는 니켈을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동박 사업을 포함한 2차 전지 소재 사업의 매출 성과를 빠르게 가시화하겠다”고 말했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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