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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최초 ‘일본 반도체 소부장 ETF’ 상장 [투자360]
도쿄일렉트론 등 업체 20여곳 구성
엔화 절상시 환차익 추가 수익도 매력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일본 내 주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 주식 시장에 처음으로 상장했다. 미중 경제 갈등으로 시작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흐름에서 일본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일학개미가 급증한 만큼, 간접투자 상품들도 속속 출시될 전망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 ETF’가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상장 직후 주가는 2% 상승 흐름으로 출발했다. 해당 ETF는 반도체 제조·유통업체를 제외한 소부장 업체 20곳을 담았다. 구성 종목을 살펴보면, 세계 3위 반도체 장비 업체 도쿄일렉트론(21%)을 필두로 글로벌 1위 실리콘웨이퍼 제조업체인 신에츠화학(18%), 반도체테스터 세계 2위인 아드반테스트(9%) 등을 비중있게 담았다.

국내 첫 일본 소부장 ETF가 출시된 배경엔 칩4(미국·한국·대만·일본) 동맹에 힘입어 일본 소부장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거둔다는 분석이 있다. 글로벌 반도체 생산 기업들이 일본 현지에 속속 들어오면서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직접 납입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정부는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을 내세워 삼성전자,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를 일본 현지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또 지난해 8월, 도요타·소니·덴쇼 등 8개 대기업이 공동 출자해 라피더스와 같은 신생 반도체 기업도 설립했다.

일본 소부장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도 탄탄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반도체 장비 산업 중 일본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25%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특히 선단 공정의 필수 아이템인 EUV 소재 및 장비 기업들은 기술면에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시다 정권은 ‘과학 기술 강국’을 비전으로 강력한 경기 부양책 제시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 및 양산에 1조3000억엔, 축전지·로봇·AI 등에 약 3조엔을 투자해 최첨단 기술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일본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엔화 절상 시 환차익도 노려볼 수 있다는 투자 포인트도 있다. 일본 엔화는 역사적 최저치 수준에 근접해 100엔당 800원대에 다다르고 있다. 이에 한화자산운용은 통화가치 변동을 반영하는 환노출형을 택해 엔화 상승 시에 기업의 주가 상승뿐만 아니라 환차익을 통한 추가적인 수익률을 챙길 수 있도록 전략을 짰다. 환차익으로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어 국내 투자자들도 이달 들어 일본 주식 1억427만달러(약 1378억원)를 순매수하면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증시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ETF 상품도 속속 출시될 전망이다. 그간 국내 상장된 ETF는 기본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6개와 엔 선물 관련 펀드 1개, 부동산투자신탁(리츠) 관련 펀드 1개 등 8개에 그쳤다. 이번 일본 소부장 ETF를 시작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도 'TIGER 일본반도체FactSet ETF'를 다음달 중순께 상장할 예정이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올해 일본 주식시장 강세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일본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국내 ETF는 닛케이, 토픽스 등 일본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밖에 없었다”며 "일본 주식시장은 거래단위(100주)가 높아 투자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지만, 해당 상품 출시를 통해 ETF라는 편리한 투자 수단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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