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LCD로 시장 내준 것처럼 가성비→기술력 추격
삼성디스플레이가 ‘K-Display 2023’에서 선보인 차세대 플렉서블 OLED 제품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2025년 스마트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출하량에서 중국은 한국을 넘어설 것이다. 이제까지는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한국을 추격하는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국을 추격해야 하는 상황임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시장조사기관)
앞으로 2년 뒤에 중국이 스마트폰 OLED 패널 출하량에서 한국을 역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향후 중소형 OLED 시장을 중국 업체들이 장악할 것이란 경고는 여러번 나왔지만, 바로 2년 뒤라는 시점이 다소 충격적이다. 중국은 과거 LCD 패널 시장에서도 가성비를 앞세워 한국 업체들을 넘어선 바 있다. OLED 시장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한국 기업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28일 시장조사기관 유비리서치가 발간한 3분기 OLED 마켓트랙에 따르면, 중국의 스마트폰용(폴더블폰 포함) OLED 시장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2023년 42.4%에서 2025년 54.8%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점유율은 57.6%에서 45.2%로 줄어들면서 2025년 중국에 역전당할 것으로 분석됐다.
스마트폰(폴더블 포함)용 OLED 시장 출하량 기준 점유율 전망치 [유비리서치 제공] |
중국 업체들은 막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OLED 품질을 높이고 있다. 현재는 낮은 가격을 유지하며 가성비를 앞세운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 중이지만, 5년 후에는 매출액 기준에서도 한국을 역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매출 기준 점유율로도 중국의 추격은 매서울 전망이다. 올해 한국 점유율은 70.2%, 중국은 29.8%로 한국이 압도하지만 2025년에는 한국 61.7%, 중국 38.3%으로 예상된다. 2027년에는 한국 53.6%, 중국 46.4%로 격차가 더욱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리포트는 “2028년 이 후에는 매출액 부분에서도 역전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이 디스플레이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 기업들이 아직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IT와 TV용 OLED 시장 확장을 꾀해야 하며, 더불어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XR(확장현실)용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산업으로 빠른 전환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폴더블 포함)용 OLED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 전망치[유비리서치 제공] |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을 조만간 중국 업체들이 장악할 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앞서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가격 경쟁력에서 국내 업체가 중국 업체의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을 넘어서긴 쉽지 않게 됐다”며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를 위주로 중국이 대부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옴디아 조사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54.7%로 집계됐다.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은 17.4%였다. 양사를 합치면 72.1%다.
중국 BOE의 점유율은 2020년 1분기 6.1%에서 올 1분기 19.2%로 크게 늘었다. 1분기 기준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중소형 OLED 2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 체인저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실상 포화상태인 TV나 스마트폰 중심의 패널 시장에서 벗어나 XR기기와 같은 새로운 디스플레이 제품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OLED 이후 차세대 시장으로 꼽히는 마이크로 LED 패널 시장도 쉽지 않다.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마이크로LED·나노 LED 등 차세대 기술에 적극적인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유비리서치 리포트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중국의 투자가 앞서 있지만, 반도체와 유사한 정밀 공정을 요구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한국 디스플레이들이 쉽게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분야”라며 “이제까지는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한국을 추격하는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국을 추격해야 하는 상황임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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