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팔리움 수여 권한을 위임받은 천주교 대구관구장 조환길 대주교가 광주관구장인 옥현진 대주교에게 팔리움을 걸어주고 있다.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천주교 광주관구장인 옥현진(시몬) 대주교의 팔리움(Pallium) 수여 미사가 26일 북구 임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됐다.

이날 봉헌된 팔리움 수여 미사에는 한국 천주교 주교단과 전임 교구장인 윤공희·최창무·김희중 대주교를 비롯해 수도자, 평신도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옥 대주교는 주한 교황대사가 공석인 관계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팔리움 수여 권한을 위임받은 대구관구장인 조환길 대주교로부터 팔리움을 받았다.

조 대주교는 훈화를 통해 “옥현진 대주교에게 팔리움을 수여하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교황을 대신해 새로운 관구장에게 팔리움을 수여할 임무를 받은 저는 이 자리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다”고 밝혔다.

옥 대주교는 강론에서 “교황과 보편 교회의 친교를 확인하는 이 자리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짊어지라는 교회의 명령에 순명하겠다”면서 “마음과 생각과 힘을 다해 맡은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관구장이라는 직함을 교구의 경계를 넘어 폭넓은 시선을 갖추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며 주님을 따라 넓은 마음으로 봉사하겠다”며 “주님이 지니신 온유와 겸손을 우리 안에 담도록 주님 사랑 안에 머물고 묵상하며 기꺼이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미사 중에 진행된 축하식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는 축사를 통해 “팔리움을 받으신 옥 대주교에 온 마음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광주관구에 주님의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길 빈다”고 전했다.

미사에 참례한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은 미사를 봉헌하며 옥 대주교의 팔리움 수여를 축하했다.

옥 대주교의 어머니 모매실(루치아)씨는 “모든 것이 하느님 뜻인 것 같다”며 “앞으로도 옥 대주교가 많은 신자들과 사제와 함께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주락권 광양성당 주임신부는 “옥 대주교께서 교구장으로서 목자들을 잘 인도할 수 있는 표징인 팔리움을 받게 되는 자리에 참여하게 돼서 참으로 영광스럽고 교구 사제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고 인사했다.

천주교 광주관구장인 옥현진(시몬) 대주교의 팔리움(Pallium) 수여 미사가 지난 26일 북구 임동주교좌성당에서 수도자, 평신도 등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헌됐다.

팔리움은 제의 위로 목과 양어깨에 둘러 착용하는 고리 모양의 양털 띠로, 가톨릭교회에서 교황과 대주교가 자신의의 직무와 권한을 상징하기 위해 두르는 일종의 주교 복장이다.

팔리움은 관구 내에서 법률적으로 부여받는 관구장의 권한을 상징하고 교황과의 일치를 보여주는 표지이다.

팔리움 수여미사는 교황청에서 관례적으로 교황이 주례해 왔지만 지난 2015년부터 사도좌와 지역교회의 연대를 강조하기 위해 로마가 아닌 각각의 대주교들이 새로 부임한 해당 대교구장좌에서 거행하고 있다.

광주대교구는 전주교구와 제주교구가 함께 광주관구를 이루고 있고, 관구장은 관구 교구 내 신앙과 교회 규율에 대해 감독하는 역할을 비롯해 순시와 직무대행 선임, 관구 공의회 소집 등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옥 대주교는 2022년 11월 30일 광주대교구장에 착좌했으며, 지난 6월 29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봉헌된 팔리움 축복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팔리움을 받았다.

한편, 광주가톨릭평화방송과 cpbc평화방송(서울)은 이날 옥 대주교의 팔리움 수여 미사 실황을 각 방송국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