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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 다시 3%대 진입 가능성…폭우·폭염 후폭풍에 국제유가 ‘들썩’ [움츠러드는 소비]
상추 197.3%↑·시금치 172.5%↑…농산물 가격 10% 이상 급등
국제유가 고공행진에 수출·입 제품 가격 3개월 만에 상승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이번달 소비자물가가 집중폭우·폭염과 국제유가 급등여파로 3개월만에 다시 3%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가뜩이나 움츠러든 소비에 더욱 많은 부담을 지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달부터 소비자 물가는 작년의 높은 물가 상승률로 인한 기저효과가 사라진다.

지난달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상추와 시금치가 전월 대비 200%가량 급등하면서 농산물 가격이 10% 넘게 뛰었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으로 지난달 수출과 수입 제품 모두 전반적 가격 수준이 3개월 만에 상승했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소비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27일 통계청의 ‘2023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3% 올랐다. 이는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의 최저치다.

물가상승률은 작년 12월 5.0%에서 올해 1월 5.2%로 소폭 상승한 뒤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 등으로 둔화세가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는 이번달부터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의 높은 물가 상승률로 인한 기저효과가 사실상 사라지고, 호우 피해 상황이 반영되면서 둔화 흐름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로 인해 2%대로 낮아졌던 소비자물가가 다시 3%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6월(119.77)보다 0.3% 오른 120.14(2015년 수준 100)로 집계됐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4월(-0.1%), 5월(-0.4%), 6월(-0.2%) 석 달 연속 하락하다가 넉 달 만에 반등했다.

품목별로 전월 대비 등락률을 보면 농림수산품은 4.7% 상승했다. 한은에 따르면 집중호우와 폭염 영향으로 농산물(10.6%)이 크게 올랐다. 축산물(0.8%)도 상승했으며, 수산물(-4.2%)은 내렸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상추(197.3%), 시금치(172.5%) 등 농산물이 큰 폭으로 올랐다. 경유(6.4%), 나프타(7.5%), 호텔(6.9%), 택시(7.6%) 등의 상승 폭도 컸다.

또 한국은행의 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7월 기준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100)는 112.81로 6월(112.70) 대비 0.1% 상승했다. 전월 대비 수출물가지수는 지난 5월(-1.5%)과 6월(-3.2%) 두 달 연속 하락하다가 7월 상승 전환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1.7%, 공산품은 0.1% 각각 상승했다. 공산품 중에서는 석탄 및 석유제품이 7.0% 올라 전체 수출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지난달 두바이유 가격 평균은 배럴당 80.45달러로 6월(74.99달러) 대비 7.3% 상승했다.

날씨나 국제유가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근원물가’도 올해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계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7월 6.8%를 기록한 뒤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7월 4.2%보다도 높다. 근원물가 고공행진의 주된 이유로는 외식 물가가 주도하는 높은 서비스 물가가 꼽힌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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