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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마주가 어때서? 그럼 삼전·카카오에 물려있어야 하나”[투자360]
“카카오 장투했다가 수익률 -60%” 토로
NAVER도 하루만에 호재 소멸
투자종목과 사랑에 빠져…“주가악재 메시지는 외면하거나 비난”
[미 에너지부 자료]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초전도체 관련주가 도박이라지만, 그럼 대형주·가치주는 안전한 지 되묻고 싶다. 카카오에 장투(장기투자)했다가 수익률이 -60%다. 국장(국내주식장) 대표주라는 삼성전자는 7만전자 넘기도 버거워 보인다. 돈벌려고 투자하는건데, 개인투자자들을 불나방이라고 비판만 할 수 있겠는가?”(투자 관련 온라인 게시판)

테마주 급등 현상이 지속되면서 가치투자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에코프로의 성공을 목도한 투자자들 사이 포모(FOMO, 뒤처짐에 대한 공포) 증후군이 번져 초전도체와 맥신·양자컴퓨터 등 무분별하게 테마주를 좇는 장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가치·장기투자로 수익을 올리기가 더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들어(8월1~23일) 국내 주식시장 수익률 상위권에는 초전도체·맥신 관련 종목들이 줄지어 올랐다. 상승률 1위는 초전도체 관련주 신성델타테크다. 이 기간 수익률이 220%에 육박했다. 이어 맥신 테마주로 분류된 휴비스가 수익률 150%로 2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파워로직스(초전도체) 69%, 코닉오토메이션(맥신) 55% 등 대부분의 초전도체·맥신 관련주가 크게 상승했다.

흔히 우량주 장기 투자를 바람직한 투자라고 하지만, 삼성전자나 네카오(NAVER와 카카오)를 사서 몇 년째 손실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수두룩하다. NAVER의 경우 지난 24일 공개한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 호재가 하루만에 소멸하면서 25일 7% 이상 급락해 개인투자자들의 허탈감이 더욱 커졌다. 해당 종목 게시판에서 투자자들은 “어제 팔고 튈 걸 그랬다. 우량주라고는 하지만 이러면 맥신 테마주와 차이가 뭔가”라며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량주를 저평가 상태일 때 사서 보유하면 대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한국 개인 투자자는 단타 성향이 너무나도 강하다. 이 과정에서 지산이 투자한 종목과 사랑에 빠져 맹목적으로 추종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초전도체와 맥신 등 테마주에 빠진 투자자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성향이 강하다. 초전도체 종목 게시판에는 “미국과 중국 과학자들이 한국 연구진을 시기하고 있다. 네이처의 부정적인 결론도 특정세력의 영향을 받은 것일 수 있다. 우리 연구진을 믿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의 팬덤 현상은 연예계나 정치권 팬덤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강력해 주가에 악재가 되는 메시지를 외면하거나 비난한다”며 “자기 돈이 묻혀있으니 팩트라 하더라도 귀담아 듣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부작용이 번지고 있지만, 결국 한국증시의 펀더멘털 개선으로 가치투자가 빛을 보지 않는 한 테마주 장세를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대표 대형주의 실적 정체, 기관투자자가 아닌 개인 및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의 수급 구도가 테마주 형성 도돌이표의 원인”이라며 “반도체 등 대표기업의 실적 개선 가시화와 연기금 등 장기성 기관수급의 유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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