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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무실 임대료 14억 밀렸다” 공개 저격…부러움 샀던 이 회사 무슨 일이
클래스101 광고 영상. [클래스101 공식 유튜브 채널]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올해 3개월치 전차료(임대료) 및 관리비 13억9870만원 미지급”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공유오피스 ‘위워크타워’에 공지문이 붙었다. 총 12개층을 사용하는 스타트업 ‘클래스101’이 3개월치 월세와 관리비 14억원을 미납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납부할 것을 독촉하는 내용증명이었다. 이는 위워크 측이 올린 것으로 클래스101이 미납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스타급’ 스타트업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클래스101이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생들이 2015년 창업한 기업으로 2018년 온라인 강의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예·음악·운동·금융·창업 등 다양한 분야로 온라인 강의를 확장하며 시장을 이끄는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유명 유튜버라면 한번은 클래스101에 강의를 올렸을 정도다.

클래스101은 한때 유수의 벤처캐피탈(VC)로부터 수백억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 동안 누렸던 비대면 특수가 끝나면서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지 못해 재정이 급격히 악화됐고, 결국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올해 구조조정까지 실시했고 급기야 사무실 임대료를 연체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공유오피스 ‘위워크타워’에 게시된 공지문. 위워크 측이 클래스101에 연체된 임대료 및 관리비 14억원을 빠른 시일 내에 납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워크와 클래스101은 2021년 11월 전대차 계약을 맺었다. 위워크가 건물주로부터 건물을 임차해 인테리어 작업을 마친 뒤, 다시 세입자에게 빌려주는 전대차 형식이다. 클래스101이 전대료와 관리비를 연체하기 시작한 건 지난 6월부터다. 이에 위워크 측은 사무실 내부에 공지문까지 게시하며 미지급금 납부를 촉구했다.

클래스101은 위워크와 벌이고 있는 공방이 재정 악화로 초래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클래스101 관계자는 “법적 계약 절차상 문제지 경영상 문제가 아니다”라며 “건물 이용과 관련해 위워크로부터 돌려받아야 하는 금액이 있어서 이를 전차료에서 공제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와 관련해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클래스101이 사실상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고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클래스101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65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90억원, 295억원으로 불어났다. 자본총계 또한 마이너스 145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클래스101 광고 영상. [클래스101 공식 유튜브 채널]

업계에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발굴하지 못한 것을 수익성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 꼽는다. 강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와 인건비, 광고 비용 등에 막대한 영업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클래스101의 영업비용(지급수수료·광고선전비·급여 등)은 946억원으로, 연 매출 656억원을 뛰어넘었다.

클래스101은 올 들어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난 2월과 7월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직원 150여명이 짐을 쌌다. 연초 350여명이었던 직원 수는 약 42% 줄었다. 오프라인 사업부와 해외 사업 부문도 규모를 축소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클래스101 관계자는 “최근 구조조정과 조직 개편을 마무리한 후 기초 체력과 콘텐츠 강화하고, 해외 사업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정식으로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 후 6개월 만에 15만 유료 구독자를 달성하는 등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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