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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대 성장에 높아진 환율 부담...“내년 경제도 불안”
수출 부진에 중국발 리스크까지 ‘설상가상’
환율 변동성 확대·원화 약세 외환시장 불안
한미 금리차도 큰 부담...과제 산적한 한은

한국은행이 24일 지난 2월 이후 이달까지 5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물가상승세가 누그러진 것도 긴축 발걸음을 늦췄지만, 중국발 리스크(위험) 확대 등으로 경기 하방 우려가 커진 것도 금리 움직임을 머뭇거리게 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에 갇힐 것으로 전망되는 데 이어 내년 성장률도 불투명하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월의 1.4%를 유지했지만 내년 성장률은 2.2%로 종전 2.3%에서 소폭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11월 수정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추가 하향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최근 불거진 중국발 리스크(위험)와 다시 급등한 원/달러 환율, 사상 최대 수준의 한미 기준금리 격차 모두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담 요인이다. 한은으로서는 보다 긴축적 메시지가 필요할 수 있지만 경기를 생각하면 운신이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성장률 1.4% 전망...내년 2.2%로 하향= 한은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4%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제시한 전망치와 동일한 수준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외환위기인 1998년(-5.1%) 등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잠재성장률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경기 둔화가 올해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2%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 시장 불안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면, 이마저도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해외 기관들은 중국발 리스크를 반영해 최근 국내 경제 성장률을 2% 아래로 낮췄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1.9%로 제시했다.

이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성장률 통계가 존재하는 1954년 이후 최초로 2년 연속 1%대 저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수출 부진에 중국발 리스크까지 ‘설상가상’=수출 부진이 무역수지를 끌어내리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발 리스크까지 대두되며 저성장 우려를 높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8월 1~20일 수출액은 278억5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줄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한 수출은 11개월째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들어 누적 무역적자는 284억400만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리스크는 경기 회복을 더욱 지연시켜 수출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7월까지 대중 수출 감소폭 누계가 마이너스(-)25% 정도 나온다. 상당히 큰 폭”이라며 “중국발 리스크는 올해 우리나라 수출에 상당히 악영향을 미칠 것 같고, 그에 따라 성장률 하락 압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고점 다가선 환율...외환시장 불안 우려=근래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원/달러 환율은 외환시장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3%대로 16년래 최고치까지 치솟으며 강달러를 부추기고, 중국 부동산 위기로 위안화는 절하되는 가운데 원화가 약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은 1340원을 넘어서 연고점을 위협했다.

환율 변동성 확대와 원화 약세는 외환시장에 불안을 높일뿐 아니라 다소 안정된 물가를 다시 자극해 경제 전반에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달러화 가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에 많이 의존한다. 연준이 앞으로 시장의 예상보다 강한 메시지를 내면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원화 약세가 되면 물가가 불안해지고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자극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예전과 달리 지금은 원화 가치가 떨어진다고 해서 반드시 무역수지가 개선되지도 않는 실정이다.

하 교수는 “지난해 환율이 1400원까지 갔지만 무역수지가 확 개선된 것도 아니었다”며 “우리로선 원화가 너무 절하되는 건 거시경제 안정성 측면에서 좀 위험해지는 것이고, 너무 급격하게 많이 절하되면 한은도 대응을 안 할 수 없다. 금리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거기에 따른 문제들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 금리차도 부담...과제 산적한 한은=사상 최대 수준인 한미 금리차도 한은으로서는 부담이다. 9월 현재 2%포인트인 한미 금리차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올릴 경우 2.25%포인트까지 확대될 수 있다.

한미 금리차 확대는 환율 상승을 자극하고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

하 교수는 “외환시장은 미래 기대가 중요하기 때문에 금리차가 있어도 오래 안 가고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충격 없이 갈 수도 있지만 차이가 벌어지고 오래 지속된다고 기대가 바뀌면 충격이 올 수 있다”면서 “거기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되느냐는 한은에 큰 숙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한은도 보다 긴축적인 행보를 보여야 할 부담이 커지지만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셈법이 복잡한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9월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추이를 지켜봐야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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