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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부동산 리스크, 2년 전 헝다 구조조정 때보다 위기감이 큰 이유는? [투자360]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대형 부동산 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감이 2년 전 헝다의 부도 때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021년 헝다의 디폴트 선언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위기를 맞았다면 이번 사태는 중국 주택시장 침체에서 촉발된 리스크라는 설명이다.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더딘다면 더 많은 디벨로퍼가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21일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디벨로퍼의 신용위험은 예상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0년 매출액 기준 1위를 달리던 민영 디벨로퍼인 비구이위안은 8월 7일에 10억달러 채권 2종 이자를 지불하지 못했고, 16일에 추가 공시를 통해 본토 채권 지불에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공시했다. 최설화 연구원은 "18일에 채권 1종의 원금을 3년 뒤에 상환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부동산 디벨로퍼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선언은 2년 전 헝다 때 위기감과 남다르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최 연구원은 "헝다의 부도는 정책당국이 3가지 레드라인을 통해 디벨로퍼의 과도한 부채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규제하고 산업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번 사태는 리오프닝과 정부의 부양책에도 중국 내 주택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나타난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부동산 경기 회복세도 더딘 상황이다. 리오프닝 후 중국 부동산 거래량은 1분기에 반짝 개선됐다가 다시 꺾이는 양상이다. 3월부터 2~3선 중소형 도시의 거래 면적 증가율이 내리막을 타나 1선 도시도 6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세로 진입했다. 30개 주요 도시의 8월 부동산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 줄어 정부의 부양책 효과도 아직 미미한 상태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면 더 많은 디벨로퍼가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0년 매출액 기준 상위 20개 디벨로퍼 중 절반이 이미 부도가 났고 올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최 연구원은 "높아진 신용위험은 중국 주택시장의 자생적 회복은 물론 해당 디벨로퍼의 자금조달에도 걸림돌로 작용하는 악순환을 초래했다"며 "비록 국영 디벨로퍼는 아직 안정적이나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 체력이 약한 국영 기업도 안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판 '리만 사태' 수준까지 커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최 연구원은 "중국 신탁사의 상품 상환 실패가 기타 금융기관이나 자금시장으로 확산될 개연성이 낮기 때문"이라며 "중국 부채의 대부분을 중국계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점도 위험 관리에 상대적으로 용이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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