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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큰 손들이 몰려온다”…내달 6일부터 키아프-프리즈 열린다
국내외 330여개 화랑 참가…최대 규모
세계 명작부터 신진 작가까지 총출동
청담동·삼청동 갤러리 야간 개장
중국 관람객 대거 입성 기대감 높아
“서울, 홍콩과 함께 아시아 시장 이끌 것”
올해로 2회째인 ‘프리즈 서울’엔 국내외에서 120여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지난해(110여개)와 비슷한 규모다. 세계 정상급 화랑들이 찾는 가운데, 이 중 70여개가 아시아에, 26개가 한국에 기관을 둔 갤러리다. [프리즈 서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미술 시장에는 업 앤 다운(Up and Down)의 기복이 있지만, 확실한 것은 아시아 미술 시장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는 거예요. 특히 서울의 문화 예술 지형도는 정말 흥미롭고 매력적이에요. 올해는 더 잘 될 거라 봅니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

파블로 피카소, 에곤 쉴레부터 백남, 윤형근까지…. 올 가을 한국 최대 규모의 ‘아트 페어’가 다시 찾아온다. 1조원 규모의 한국 미술 시장이 다시 한 번 들썩이는 때다.

세계 양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Frieze)의 프리즈 서울이 내달 6일부터 나흘 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키아프(Kiaf) 서울 역시 6~10일 같은 장소에서 손님 맞이에 나선다. 참가 화랑만 무려 330여개. 국내외 화랑이 총출동해 서양 미술사의 걸작부터 떠오르는 신진 작가의 작품까지 선보일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흥행 기대감이 높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아시아에서 가장 흥미로운 예술 도시이자 미술 캘린더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한 서울로 한국과 아시아, 전 세계 최고의 크리에이티브를 모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가고시안이 들고 오는 백남준의 ‘TV 부처’ [프리즈 서울 제공]
세계적인 걸작 총출동·신진 작가 소개도

올해로 2회를 맞은 ‘프리즈 서울’엔 국내외에서 120여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지난해(110여개)와 비슷한 규모다. 세계 정상급 화랑들이 찾는 가운데, 이 중 70여개가 아시아에, 26개가 한국에 기관을 둔 갤러리다. 지난해에 찾지 않는 30여개의 갤러리도 처음으로 참가한다. 지난해 문제점으로 지적된 복잡한 동선도 효율적으로 개선했다.

프리즈 서울에선 아시아 젊은 갤러리 솔로 부스를 조명한 ‘포커스 아시아’, 고대부터 20세기 예술작을 아우르는 ‘프리즈 마스터스’가 주목할 만하다.

걸작들을 선보이는 ‘마스터스 섹션’은 지난해보다 더 화려해졌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시카고의 그레이 갤러리는 ‘프리즈 서울’ 첫 참가를 위해 데이비드 호크니, 알렉스 카츠 등과 함께 온다. 스테판 옹핀 파인아트는 폴 세잔,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에곤 실레가 종이에 그린 작품을 소개한다. 이 섹션에 참여하는 갤러리현대에선 이성자의 솔로 부스를 연다.

글로벌 ‘빅4’ 갤러리들 역시 대표 작가들과 서울을 찾는다. 하우저앤워스는 조지 콘도, 데이비드 즈워너는 캐서린 번하트와 로즈 와일리, 가고시안은 백남준의 ‘TV 부처’와 조나스 우드, 페이스는 로버트 나바와 로렌스 위너를 들고 온다. 뿐만 아니라 국제갤러리의 박서보·하종현, 페이스갤러리의 요시모토 나라·이건용, 리만 머핀의 이불·성능경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프리즈 서울에 처음 참여하는 미국의 제시카 실버만 갤러리는 미국 출신 작가 우디 드 오셀로의 첫 아시아 전시를 준비했다. 홍콩과 중국 상하이에 있는 키앙 말링게는 대만작가 저우위정을, 일본의 유타카 기구타케 갤러리는 내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일본관 작가로 선정된 유코 모리의 장소 특정적 작품을 전시한다.

황달성 키아프서울 운영위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2회 키아프 서울(Kiaf SEOUL) X 제2회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올해로 22회차를 맞은 키아프도 야심차게 준비했다. 20개국에서 210개 갤러리가 참가하고, 참여 작가만 무려 1300여 명에 달한다. 이 중 30여개 갤러리는 이번에 처음 키아프에 참여한다. 지난해(236개 갤러리)보다 참여 갤러리는 소폭 줄었다.

키아프에선 “역대 가장 화려한 라인업”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단색화 거장 박서보(박여숙 화랑)와 윤형근(갤러리 BHAK), ‘숯의 작가’ 이배(조현화랑), 장승택(학고재)과 이건용(리안갤러리), 백남준(표갤러리)까지 한국인이 사랑하는 거장들이 총출동한다. 해외 갤러리로는 독일 디 갤러리가 초현실주의 화가 안드레 마손의 작품을, 키아프에 맞춰 서울 지점을 여는 일본의 화이트스톤 갤러리는 영국의 1996년생 신진 작가 세바스찬 쇼메론의 신작을 소개한다.

젊은 갤러리와 젊은 작가들이 참여하는 ‘키아프 플러스’도 관심을 둘 만하다.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동시대 미술 현장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지난해엔 위성 전시로 열렸으나 올해엔 전시장 내에 별도 부스로 마련, 국내외 30여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특별전으로 한국 뉴미디어 아트전과 한국 채색화가 박생광·박래현전이 진행된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49세 이하 젊은 작가 30명의 회화를 중심으로 60여점을 전시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올해로 2회째인 ‘프리즈 서울’엔 국내외에서 120여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지난해(110여개)와 비슷한 규모다. 세계 정상급 화랑들이 찾는 가운데, 이 중 70여개가 아시아에, 26개가 한국에 기관을 둔 갤러리다. [프리즈 서울 제공]

전시 이외의 부대 행사도 다양하다. 내달 7∼9일에는 키아프와 예술경영지원센터, 프리즈 서울이 공동 기획한 토크 프로그램이 코엑스 2층 스튜디오 159에서 열린다. ‘뉴미디어 아트의 오늘과 내일’, ‘아시아의 아트페어’ 등을 주제로 정도련 홍콩 엠플러스 부관장, 버지니아 문 미국 LA카운티미술관(LACMA) 큐레이터, 노암 세갈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부큐레이터 등이 참여한다.

국내 미술계의 양대 산맥인 서울 청담동과 삼청동에서는 같은 기간 갤러리들이 밤 늦도록 전시를 이어가는 삼청나이트와 청담나이트 행사가 진행된다. 첫 날인 6일에는 청담동 일대 갤러리가, 7일에는 삼청동 일대 갤러리들이 참여해 도슨트 투어와 디제잉 파티, 작가와의 만남 등 행사를 진행한다. 이밖에도 아트페어 기간 중 전국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는 각종 특별전과 파티, 도슨트 프로그램을 키아프 VIP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패트릭 리 프리즈서울 디렉터 [연합]
중국 큰손 대거 입성 기대 “서울, 홍콩과 아시아 시장 리드할 것”

지난해 처음으로 나란히 열린 키아프와 프리즈 서울을 향한 관심은 엄청났다. 팬데믹을 지나며 급속도로 성장한 한국 미술시장은 호황 막차에 올라탄 프리즈 서울 열기에 힘입어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행사 기간에도 무려 7만 명 이상이 방문, 흥행에 성공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키아프다. 키아프는 명실상부 국내 최대 토종 아트페어이지만, 한국에 상륙한 ‘프리즈 서울’의 맹렬한 기세에 밀려 기대만큼의 실적을 내진 못했다. 올해는 ‘차별화 전략’을 통해 “최고 수준의 아트페어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프리즈 서울과 차별화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임할 것인가를 고민했다”며 “젊고 역동적인 쪽에 무게를 줘 가급적 신작 중심으로 아트페어에 임하겠다. 젊은 작가들을 찾아내려면 키아프로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흥행과 실적 면에서 ‘경쟁 구도’를 피할 수 없지만, 양측은 ‘상호보완’을 강조했다. 특히 서울에서 열리는 키아프·프리즈와 함께 홍콩, 동남아에 이르기는 ‘원아시아’ 시장을 형성, 아시아 미술시장의 발전을 이끌겠다는 것이 양측의 생각이다.

패트릭 리 디렉터는 “지금 아시아 시장은 교육 수준이 높은 관객층이 두텁고, 새로운 갤러리들이 계속해서 오픈하며 엄청난 잠재력과 확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며 “키아프와 프리즈가 공동으로 아트페어를 기획하게 되면서 새로운 관객층을 흡수하고, 아시아라는 하나의 플랫폼을 대상을 저변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은 홍콩을 비롯해 동남아 등 아시아 각 지역과 경쟁 구도가 아닌, 상호작용하는 관계로 나아가는 데에 우리의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찾아온 ‘키아프리즈’(키아프+프리즈)는 올해 흥행 전망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세계 미술시장은 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서울의 특수성’이 엔데믹과 함께 ‘중국의 큰 손’을 끌어모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패트릭 리 디렉터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지나면서 지난해 오지 못했던 중국 관람객들이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의 예술 지형이 홍콩과 함께 아시아 전체를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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