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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경소속’ 여경과 ‘아이아빠’ 기장, 위급상황 27개월 남아 구했다
9일, 제주행 이스타항공 여객기서 사고
기장·승무원 응급대처, 공항 빠르게 내려
승객 탑승 김지현 순경, 응급저치 도와
응급처치를 도운 김지현 순경. [제주해양경찰서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제주로 향하는 항공편에 탑승했던 해양경찰청 소속 여경과 ‘아이 아빠’인 항공기 기장 등 항공승무원들이 위기에 처한 27개월 남아를 응급처치로 구해낸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17일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해당 응급상황은 지난 9일 오전 김포에서 제주로 향하는 ZE209편 이륙 후 30여 분이 지난 시점 발생했다. 김포공항을 이륙하고 오전 10시 28분께 객실승무원은 탑승 시 컨디션 난조로 예의 주시하던 27개월 남자아이가 경련과 함께 의식을 잃은 모습을 확인했다.

객실사무장은 급하게 아이의 기도를 확보하고 전신 마사지를 실시하며 호흡을 확인했다. 또 인적 사항을 파악해 기장에게 상황을 알렸다. 승무원들은 기내 탑승 의료진 호출(Doctor paging)이 이뤄졌다.

의료진은 없었지만, 해당 항공편에는 1급 응급구조사 자격을 가진 제주해양경찰서 3012함 소속 김지현 순경(27)이 탑승 중이었고 김 순경은 자격 확인 후 바로 응급조치에 동참했다. 기내 응급상황을 보고받은 기장은 기내 응급구호 장비인 구급의료용품(First Aid Kit. FAK) 사용을 승인해 기내에서 응급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왔다.

또 기장은 항공교통관제설비(ATC)와 컴퍼니 라디오를 통해 착륙 예정 공항인 제주공항의 관제기관과 지점에 상황을 공유하고 착륙 후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했다. 당시 착륙을 준비 중인 타 항공기들은 관제 지시로 항로를 변경했고 이스타항공 209편은 최우선 착륙허가를 받았다.

이스타항공 제주지점을 통해 응급차가 계류장에 대기해 바로 지정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도록 사전 준비가 진행됐다. 덕분에 ZE209편 항공기는 10시 52분 제주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아이와 가족들은 우선 하기해 대기 중인 응급차에 탑승했고 승무원을 통해 기내 응급조치 사항은 공항소방대에 인계됐다. 이스타항공 제주지점장은 아이 가족과 함께 병원에 동행해 아이 상태가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아이와 가족들은 남은 제주 여정을 진행할 수 있었고 제주지점장을 통해 도움을 준 분들에게 감사를 전해왔다.

응급처치를 도운 김 순경은 “응급구조사는 응급상황 발생 시 응급조치를 하는 게 일이다 보니 기내 상황을 인지하고 바로 응급조치에 지원해 참여하게 됐다”며 “승무원분들의 대처부터 착륙 후 공항소방대에 인계하는 과정까지 조치가 잘 이뤄질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당시 운항을 담당한 기장도 “의식을 잃은 아이와 이를 돌보는 가족의 심정이 짐작돼 또래 자녀를 둔 아빠로서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면서 “기내에서는 승무원과 응급구조사 승객이 신속히 조치했고 관제기관의 협조로 악기상에도 안전하게 우선 착륙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기내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기내 안전요원인 승무원 뿐만 아니라 관계 기관과 지점 그리고 기내 승객과 인근 항공편까지 함께 협조해 상황을 관리한다”면서 “매뉴얼에 따른 조치로 위기 대응이 잘 이뤄지고 있는 만큼 모든 승객들이 안전한 항공여행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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