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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흘 새 외국인 자금 ‘1조’ 유출…위안화 하락에 흔들리는 韓증시
코스피 2500선 붕괴 비상등
국내시장 투자심리 위축 우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이어 중국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한국 주식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4거래일 연속 순매도해 1조원 가까이 팔아치웠고, 코스피 지수는 17일 오전 2500선까지 무너졌다.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고 위안화 가치와 원화 가치가 연동되는 한국 경제의 구조상 중국발 위기가 국내 금융시장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주식시장에 대한 선호를 떨어뜨리는 미국발 채권 금리 상승도 불안 요소다.

▶美 채권 금리 급등·中 경기 둔화 우려...韓 1조원 유출=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나흘 새 국내 주식시장에서 1조원 가까이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10~16일 4거래일간 9682억원 가량 팔아 치웠다. 기관도 7226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이 홀로 1조6658억원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을 떠난 이유는 미국의 채권 금리 급등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 대외적인 여파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4.258%에 마감하며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는 국채 발행 물량에 대한 우려와 견조한 경제지표에 따른 긴축 장기화 우려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부동산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권 거래 중단으로 불안이 대두된 데 이어, 경제지표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7월 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하고, 산업생산은 3.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또 1∼7월 고정자산 투자도 3.4% 증가하는 데 그쳐 모두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지수 하락률은 지난 헝다 사태가 있었던 2021년 9월 당시 하락률과 유사한 4% 수준”이라며 “컨트리가든이 헝다에 비해 매출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하락 폭은 더 클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위안화 하락에 흔들리는 원화...주식시장 하방 압력=달러 강세 및 위안화 약세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40원 돌파한 데 이어 연고점인 1343.0원을 찍었다.

원화는 중국에 비해 자본 유출입 자유로워 ‘프록시(Proxy·대리) 통화’로 불린다. 중국 경기가 둔화할 경우 원화 역시 가치가 하락하며 주식시장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외국인이 순매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주식 매도 후 달러화한 수익률이 감소할 수 있어 환차손 발생 전 주식을 매도한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원화 강세’ 시 수익을 볼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를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달러 강세’에 대한 베팅은 줄여, 이달 큰 손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는 KODEX 미국달러선물 ETF와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를 각각 26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 ETF는 36억원 순매수했고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는 372억원 사들였다. 이밖에도 달러 강세에 베팅하는 ETF는 순매도하고 원화 강세 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ETF는 순매수했다.

ETF 수익률은 개인의 투자 방향과 반대로 움직였다.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 ETF는 이달 들어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인버스 ETF는 10% 가까이 하락했다. 권제인 기자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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