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 경영책임자(CEO)가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넷플릭스와 한국콘텐츠 간담회를 앞두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에서 연봉 90만 달러(약 12억원)를 주고서라도 데려가고자 하는 '뜨는 직업'이 등장했다. 초거대 인공지능(AI) 기술을 다룰 수 있는 AI 전문가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이같은 거액 연봉을 앞세우며 AI 전문가 채용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과학자, 머신러닝 전문가 등 AI인재 물색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구인 기업은 계속 늘고 있지만, 적임자는 여전히 부족해 몸값만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가 지난달 연봉 90만 달러에 머신러닝 플랫폼 매니저를 뽑는 구인 광고를 올렸다. 워낙 파격적인 연봉인 만큼 당시 파업 중이던 할리우드 작가 노조의 반발도 샀다.

유통, 금융, 제조 분야의 업체들도 AI 전문가 찾기에 나섰다.

당장 월마트만 해도 대화형 AI 담당자를 뽑는다며 연봉을 최고 25만2000달러(3억3000만원)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생성형 AI 엔지니어 자리를 최고 25만 달러에 내놓았다.

부동산 업체 JLL도 팔을 걷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채용 과정에서 한 구직자가 외려 "AI 엔지니어로 있는 내가 왜 부동산 분야에 와야 하는가"라고 물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수십년에 걸친 자산 데이터가 있다"며 "이는 빌딩 관리, 에너지 절감, 매매가 책정 등을 지원하는 AI 모델 훈련에 쓰일 수 있다"고 했다.

AI 인재풀 중에서는 특히 중간 관리자급의 전문가가 희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업무에 필요한 수학, 통계학, 엔지니어링, 프로그래밍에 전문성이 있으면서 동시에 업계 전문성도 있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컨설팅 업체 액센츄어는 내년 AI 인력 1000명 이상을 새로 뽑는 가운데, 수많은 지원자가 '다른 회사에서도 입사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모든 곳에서 AI 인력을 뽑고 있다"며 연봉으로 최고 33만8000달러(4억5000만 달러)를 제시했다고도 했다.

아예 AI 업체를 인수하려고 하는 기업도 있다.

IT 플랫폼 업체 서비스 나우는 2020년에 이어 최근에도 소규모 AI 업체를 인수했다. 서비스 나우 측은 "AI 인재는 구하기 어렵고, 몸값도 비싸다"며 "그들은 까다롭기도 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