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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부업체 돈 줄이 말라간다
은행권 차입 1년새 30%나 격감
은행, 사회적 눈총에 대출 소극

마지막 제도권 금융으로 불리는 대부업체들의 은행권 차입이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저신용층의 자금조달을 위해 우수대부업자들의 은행차입 문턱을 열어줬지만, 은행들이 여론 등을 의식해 이에 소극적으로 움직여온 영향이다. 대부업자들의 대출문이 좁아지면서 취약차주들이 불법사금융에 노출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우수 대부업체들의 은행권 차입 잔액은 145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말 기록했던 2100억원보다 30% 가량 줄어든 수치다.

금융위원회는 2021년 대부업체의 은행 차입을 허용하는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 제도(대부업 프리미어리그)를 도입했었다. 수신기능이 없는 대부업체들은 저축은행 등에서 자금을 조달해 대출을 내주는데, 금리가 더 낮은 은행에서 자금을 차입할 경우 대출 원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법정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낮아지면서 저신용자 대출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였다. 우수 대부업자 기준은 등록 업체 중 3년간 위법 사실이 없고 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70% 이상이거나 취급 급액이 100억원 이상인 대부업체 20여곳으로 정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대부업을 지원한다는 사회적 비판을 피하기 위해 관련 대출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실질적인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2021년 산은캐피탈은 국책은행 자회사가 대부업체의 돈줄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받자 대부업 취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하나은행 또한 같은해 은행권 중 처음으로 아프로파이낸셜대부에 대출을 했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대부업체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 결국 저신용자들의 대출 문이 좁아질 수 밖에 없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러시앤캐시·리드코프 등 상위 10개 등록 대부업체의 지난해 상반기 신규 개인대출은 1조64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에는 557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등 금리 인상으로 인한 조달금리 악화가 여실히 드러났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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