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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보생명, 지주사·디지털 전환 ‘두토끼 잡기’
내년 하반기 지주사 출범 목표
성장동력 확보·경영 효율성 기대

교보생명이 올 하반기에 금융지주사 전환 토대 마련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생명보험업계 최초의 지주사 설립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과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이사회 의결을 위해 어피너티 컨소시엄 등 이사회 구성원과 주요 주주들을 대상으로 물밑 논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올 하반기 중 이사회 결의를 마치고 주주총회 특별결의, 금융당국 지주사 인가 승인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 지주사를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교보생명 이사회는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과 편정범 대표이사 사장 등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5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으로 구성돼 있다. 지분 24.01%로 2대 주주인 어피너티 컨소시엄과 지분 9.79%를 보유한 미국 사모펀드(PEF) 코세어캐피탈이 각각 이사 1인을 통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주요 주주들은 아직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상황이지만, 엑시트(투자회수)에 지주사 전환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피너티 컨소시엄을 대표해 이사회에 참여하던 이철주 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회장이 사퇴한 것으로 전해진 만큼, 이사회 안건 상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교보생명은 이사 설득 외에도 지주사 설립을 위한 준비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손보업, 비보험 부문의 인수·합병(M&A) 시장을 적극적으로 노크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4월 대체자산운용회사인 파빌리온자산운용을 350억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지분투자, MG손해보험 인수 등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지주사로 전환하면 생보업계 첫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손보업계에선 메리츠화재가 2011년 금융지주로 전환한 후 지주 차원의 효율적·공격적 경영을 통해 급격한 성장을 이룬 바 있다. 교보생명도 18년간 숙원사업이었던 지주사 전환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관계사 간 시너지 창출, 기업가치 극대화 등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보생명은 보험산업의 위기에 맞서 디지털 전환을 전사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각오다. 신 의장은 7일 개최된 창립 65주년 기념식에서 고령화, 새 회계제도 시행, 빅테크의 보험시장 진출, 보험채널의 구조적 변화 등에 따른 환경 변화를 거론하며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 진출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기술·데이터를 활용한 고객경험 제고, 외부 파트너와 협업해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등을 보다 활발히 추진하라는 주문이다.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을 활용한 전략적 투자,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액셀러레이션, 사내벤처제도 등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생명은 보수적인 보험사 조직문화를 깨고 수평적 문화를 조성하는 과제도 추진한다. 업무, 회의시 상대방의 직급 대신 영문 이름으로 부르는 새로운 호칭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일하는 방식 개선,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문화 실천, 희망직무 지원제도 도입 등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과 디지털 전환, 조직 혁신이라는 대내외적 도전에 동시에 나서고 있다”며 “교보생명의 성과에 따라 생보업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일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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