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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고용호황인데 왜?' 쉬는 청년 4만명↑…정부, 심층면접·연구용역으로 원인 찾는다 [홍태화의 경제 핫&딥]
이직 증가에 따른 현상이라면 큰 상관없지만…
‘캥거루·니트족’ 등 노동시장 이탈이라면 문제
고용률 역대 최고 수준에 실업률 최대로 낮은데
청년층에서만 유독 ‘그냥 쉬는 사람들’ 늘어나
심층면접·연구용역으로 원인규명 하고 대응키로
사진은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고용호황에도 ‘그냥 쉬는 청년’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이 늘어나면서 정부가 원인 규명에 나섰다. 심층면접과 연구용역을 통해 역설적 기현상이 나타난 이유를 밝혀내겠다는 것이다.

당국은 잦은 이직 등 고용구조 변화가 원인이라면 비교적 큰 문제가 아니지만, 청년층의 노동의지가 떨어지고 고용시장에서 이탈하는 현상의 단초가 나타난 것이라면 빠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원인 등을 유형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청년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도 실시한다. 관련 연구용역도 최근 진행되고 있다. 올해 안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심층면접과 연구용역은 쉬는 청년이 늘어나는 이유를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통계청은 ‘쉬었음’의 주된 이유를 설문조사를 통해 조사하고 있지만, 연령별 심층분석은 실시하지 않고 있다. ‘몸이 좋지 않아 쉬고 있음’이나 ‘퇴사(정년 퇴직) 후 계속 쉬고 있음’ 등 단편적 이유에 대해선 알 수 있지만, 청년층에서 유독 그냥 쉬는 인구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선 분석할 수 없다.

기재부에서는 구조적 변화로 인한 증가라면 큰 문제가 될 이유는 없지만, 노동시장에서 청년층이 이탈하는 현상의 전초라면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경력직 채용이 늘어나 이직 중간에 일을 잠시 쉬는 경향이 늘어나는 경향이 대표적 구조적 변화 사례로 꼽혔다. 반면, ‘캥거루족’, ‘니트족’ 등이 사회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는 노동시장 탈락의 전초다.

다만, 과도한 실업급여 지급으로 인해 쉬는 인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업급여 지급을 받기 위해선 실직자로 구분돼야 하기 때문에 통계상으로 쉬었음 인구에 잡힐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7월 청년층(15~29세)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만명 늘었다. 2012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로 7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벌써 4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20대 쉬었음 인구도 3만6000명 늘어났다. 30대 증가폭(1만8000)명의 두 배다. 40대와 50대는 각각 5000명, 1만2000명 줄었다.

취업자 수로 보면 청년층은 13만8000명이 줄었다. 9개월째 감소세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현상이기도 하지만, 고용률도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것만이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청년층 고용률은 0.7%포인트 감소했다. 20대 고용률도 0.1%포인트 줄었다. 30대(1.6%포인트), 40대(0.5%포인트), 50대(0.8%포인트), 60세 이상(0.4%포인트)에서는 모두 늘었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직전 시점은 지난 2020년이다. 코로나19로 고용한파가 시작된 시기로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세도 상식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지금은 7월 기준으로 고용률은 최고치를, 실업률은 최저치를 기록하는 상황이다. 이례적 상황인 셈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2%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1982년 7월 월간통계가 작성된 이후로 같은 달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0.5%포인트 높아진 69.6%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9년 이후 동월 기준 최고치다.

실업자는 80만7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만명 줄었다. 실업자 수는 2012년 7월 80만3000명 이후 동월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실업률은 2.7%로 0.2%포인트 하락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9년 6월 이후로, 동월 기준 최저치다. 청년층 실업률도 1년 전보다 0.8%포인트 하락한 6.0%를 기록해 동월 기준으로 가장 낮았다.

이와 관련, 기재부는 “청년층 고용동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청년 쉬었음 증가 대응을 위한 분석 및 정책대응 방향을 점검하겠다”며 “지역 및 산업현장에서의 지역 빈일자리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빈일자리 현장 점검반’을 통해 현장 애로사항을 적극 청취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제 핫&딥’은 경제 상황과 경제 정책 관련 현안을 보다 깊고 쉽게 설명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경제 상황 진단과 전망은 물론 정책에 담긴 의미와 긍정적·부정적 여파를 풀어서 씁니다. 부작용이 있다면 대안을 제시하고, 또 다양한 의견을 담겠습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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