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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짱 되려다 ‘불임’된다고?” 근육 키우려고…스테로이드 먹다 큰일난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스테로이드 사용 8개월 만에 몸이 엄청 좋아졌네요.”

직장인 A씨는 스테로이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멸치’라 놀림 받았던 몸이 눈에 띄게 커졌기 때문이다.

‘몸짱’이 됐다고 해서 모든 게 다 좋아지는 건 아니다. 8개월 동안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A씨는 앞으로 지독한 부작용에 시달릴지 모른다. 스테로이드는 기본적으로 호르몬을 교란시키는 것. 전문가들은 발기부전은 물론 세균, 바이러스 감염 취약 등 스테로이드 부작용에 대해 경고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검찰 등에 따르면 SNS를 통해 무허가 스테로이드 의약품을 제조·판매한 헬스트레이너 형제가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됐다. 2021년 8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이들은 6억2000만원 상당의 무허가 스테로이드를 무려 ‘1031명’에게 판매했다.

비단 이들 뿐만이 아니다. 건강한 몸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해외직구를 통해 스테로이드를 들여오는 사례도 적잖다. 2018년 2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식약처 사이버조사단의 의약품 온라인 적발 현황을 보면 의약품 온라인 적발 총 1만6809건 중 스테로이드가 6581건(39.2%)으로 가장 많다.

해당 사진은 기사 본문과 관계없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 지불해야 할 대가다. 근육 강화를 위해 쓰이는 스테로이드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anabolic steroid)’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스타노졸롤, 옥산드롤론 등 세포 내 단백질 흡수를 촉진해 근육을 성장시킨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는 스테로이드다. 심지어 치료 목적으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호르몬을 교란해 효과를 얻는 스테로이드는 치료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흔히 알려진 발기부전 부작용 외에도 면역 관련 기능을 낮춰 세균, 바이러스 감염 등에 취약해질 수 있다. 탈모, 우울증, 자살 충동 등 부작용 발생 우려가 높아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해 관리중이기도 하다.

이준형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예를 들어 폐에 들어간 바이러스 정도는 일반적인 면역체계 안에서 가볍게 처리가 된다”며 “스테로이드로 면역 반응이 억제되다 보니 바이러스가 폐에서 자라고, 그렇게 되면 폐렴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A씨는 스테로이드 사용설명서에 따라 스테로이드를 사용했음을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자의적인 이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A씨 블로그 캡쳐]

특히 스테로이드 사용주기 조절 등 부작용 없이 이용하는 방법에 대한 홍보도 SNS상에서 적잖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 교수는 “어떤 스테로이드를 쓰든 호르몬 교란은 있고, 천식 등 치료가 목적이라면 확실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부작용을 감수할 만하다”면서도 “근육 강화는 부작용을 감수해야 할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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