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0만명 확대 등 인력·장비 대규모 투입 전망
네옴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HD현대의 건설장비가 쓰이고 있다. [네옴 유튜브 캡처]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총사업비 5000억달러(약 645조원) 규모의 미래도시 프로젝트 ‘네옴’에 대한 국내 기업의 투자 참여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두산밥캣과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 등 건설기계업계를 중심으로도 대규모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홍해 인근의 사막과 산악지대에 서울의 44배에 달하는 신도시를 짓는 사업이 장기간 이어지는 만큼 건설장비 대규모 수요가 잇따를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네옴 프로젝트는 4년간의 기획을 거쳐 지난해 본격적인 조성 작업에 들어갔다. 현장 상주 근로자는 이미 6만명 규모로 터닦기 등 기초 공사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옴은 사우디 북서부 타부크주 약 2만6500㎢ 부지에 미래형 산업·주거·관광특구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삼성물산·현대건설 등 국내 주요 건설사가 핵심 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기준 네옴에 투입된 건설장비만 6000여대 수준으로 국내 건설장비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선 두산, HD현대 등 우리 브랜드를 단 굴삭기와 도저, 로더 등이 작업 중인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내년에는 근로자가 40만명까지 늘어나는 등 향후 건설인력과 함께 관련 장비도 대규모로 확대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단계 사업만 2030년까지, 전체 프로젝트는 2050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어 네옴 연관 시장 규모는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네옴 프로젝트 건설현장의 모습. HD현대의 건설장비가 쓰이고 있다. [네옴 유튜브 캡처] |
네옴 프로젝트 건설현장의 모습. [네옴 유튜브 캡처] |
업계는 네옴 프로젝트가 우크라이나 재건과 함께 건설기계 산업수요를 견조하게 뒷받침할 핵심 이벤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랜 기간 글로벌 수요를 책임져 온 중국이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쪼그라든 상황에서 새로운 수요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건설기계 시장은 중국에서 유럽·미국 등 선진국 및 중동·CIS(독립국가연합)·라틴아메리카 등 신흥국으로 무게 추가 옮겨가고 있다.
특히 네옴의 경우 규모 자체가 큰 데다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 개최지로 이미 결정돼 있어 빠른 사업 추진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 네옴 측은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도전 과제가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대규모 인력·장비 등의 자원 동시 투입을 통해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데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네옴이 최근 서울에서 아시아 최초의 로드쇼를 열고 투자 유치에 나섰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상호 파트너십 형성 과정에서 여러 한국 기업이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26일 서울 동대문구 DDP에서 열린 ‘디스커버 네옴’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전시품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 |
두산밥캣과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 등 건설기계 3사는 신흥시장의 인프라 투자 등의 영향으로 매출과 이익이 크게 늘며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2분기 연결 기준 두산밥캣의 영업이익은 46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7% 증가했으며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9%, 163.2% 늘어난 1620억원, 9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해당 지역 딜러 등을 통해 네옴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면서도 “사업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프로젝트 참여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