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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신용등급 ‘AAA→AA+’ 강등
옐런 “피치, 자의적 결정” 비판
기재부 “필요시 시장안정조치”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1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수준인 AAA에서 한 단계 낮은 AA+로 낮췄다. 이에 우리 정부는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갖고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시 시장안정조치를 신속 시행키로 했다. 다만 정부는 “2011년 미 신용등급 하향 때보다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치는 앞으로 3년 간 예상되는 미국 정부 재정 악화와 채무 부담 증가를 이유로 신용등급(IDRs·장기외화표시발행자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미 의회가 2025년 1월까지 부채 한도를 유예하기로 초당적으로 합의했지만 재정 및 부채 문제를 포함해 지난 20년간 지배구조 기준이 꾸준히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지난 5월 부채한도 협상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을 코앞에 둘 때까지 진전되지 않자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 관찰대상(RWN·Rating Watch Negative)’으로 낮추며 경고를 날린 바 있다. 피치는 등급 강등과 함께 침체 가능성도 제기했다. 피치는 올해 연방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6.3%로 지난해(3.7%)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피치의 이번 조치는 미 국채의 신용도 하락과 이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 증가로 이어져 금리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미 국채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을 흔드는 불안요인이다. 이날 피치 발표 직후 달러화는 유로 및 엔화 대비 하락했으며 미 국채 선물은 급등했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 곳이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12년 만이다. 현재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무디스만이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수준(Aaa)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무디스 역시 지난 5월 부채한도 협상이 비관적일 경우 디폴트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한만큼 금융시장 혼란은 확대될 수 있다. 반면 이번 강등 조치가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를 자극해 미 국채 매력을 높일 수도 있다. ANZ은행의 데이비드 크로이 연구원은 블룸버그통신에 “(이번 강등이) 시장의 불안과 위험회피 움직임을 부채질한다면 안전한 피난처인 미 국채와 달러 매수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정부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번 신용등급 하향에 대해 “자의적이고 이미 다 지나간 데이터에 기초한 것”이라며 “강하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주요국 경제 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미국이 가장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이 시점에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것은 현실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2일 방기선 기재부 1차관 주재로 기재부내 금융·외환·채권시장 담당부서가 참여하는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각별히 경계하며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방 차관은 “아직까지 시장에서는 지난 ‘201년 S&P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시 보다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향후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심화되며 국내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관계기관간 긴밀한 공조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영·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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