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HBM 차세대 제품 주목
123RF[그래픽 =김지헌 기자]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클라우드 서버 사업을 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AI 칩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제공하는 국내 기업들의 내년 사업 역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칩과 관련해 내년 선보일 차세대 제품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북미와 중국의 클라우드 서버 제공자(CSP) 기업들이 (추가로) AI 칩 관련 검증을 진행하고 있어, 향후 AI 가속기 칩 시장의 경쟁이 급증할 것”이라고 분석하며, 관련 AI 칩에 필요한 반도체인 HBM 시장의 호조세를 예상했다.
현재 삼성과 SK하이닉스는 AI 시대 D램으로 각광받는 HBM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한 고성능 제품으로, AI에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탑재된다.
HBM은 현재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의 제품명으로 개발되고 있다. 제품의 세대가 높아질수록, 칩의 대역폭이 커져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고, 메모리 용량도 더 높다는 설명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클라우드 서버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채용한 HBM의 주류는 HBM2E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클라우드 서버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쓰는 AI 관련 칩이 엔비디아의 ‘A100’·‘A800’와 AMD의 ‘MI200’ 등인데, 이들 칩에 HBM2E이 들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HBM2E에 대해서는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모두 글로벌 고객사에게 공급하며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연례 보고서를 통해 클라우드 사업의 위험 요소로 사상 처음 GPU(그래픽처리장치) 부족 사태를 언급하며, 관련 AI용 GPU 시장의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데이터센터 운영은 구축할 수 있는 토지와 예측할 수 있는 에너지, 네트워킹 공급 및 서버에 의존한다. 여기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도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트렌드포스는 HBM3와 HBM3E 등 SK하이닉스와 삼성이 내놓은 차세대 제품들이, 내년 관련 칩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는 SK하이닉스가 HBM3를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하는 중이다. 이 칩은 AI 칩 시장 최강자인 엔비디아의 ‘H100’에 탑재되고 있다.
그런데 엔비디아가 ‘GB100’이라는 차세대 제품을 2025년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전해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HBM3 공급 관련 물꼬가 더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이 칩을 위해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내년 1분기에 HBM3E 샘플을 출시하고, 2024년 하반기부터 대량 생산에 나설 것이란 설명이다. 이 HBM3E는 10나노대 5세대 첨단 공정이 활용되는 제품이다. 최근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직접 HBM3E를 개발하기로 하며, SK하이니스와 삼성이 주도하는 HBM 시장에 참전하기로 선언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다만 업계에선 이 분야 선도 기업인 SK하이닉스와 삼성의 기술력을 마이크론이 따라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HBM과 함께 올해 하반기부터 서버 시장을 재편하는 핵심 메모리로 부상 중인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가 최근 가격 반등세를 보이며,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실적 반전’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DR5 8GB(기가바이트) 제품의 7월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15.30달러로, 전월 14.84달러보다 3.13% 상승했다. DDR5 16GB 제품의 인상 폭은 37.9%로 더 컸다.
차세대 서버 D램으로 주목받는 DDR5 가격이 상승한 것은 트렌드포스가 가격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DDR5 8GB 가격은 2021년 12월 44.70달러에서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다 1년 6개월 만에 반등세를 보였다.
트렌드포스 측은 “DDR5는 올해 3분기에 2분기보다 0~5%가량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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